저에겐 앞이 거의 안보이시는 외삼촌이 계십니다. 어렸을때부터 병약했거니와, 젊어서 술을 너무 가까이 하셔서 알콜중독으로 거의 실명 단계에 오셨던 것입니다. 외삼촌은 그제서야 크게 뉘우치시고, 술을 끊으셨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앞이 거의 안보이시기에 식구들 부양이 곤란하셨던지라, 외숙모와 자녀들이 직장이나 학교에 가 있는 사이 혼자서 집을 지키시던 외삼촌께서는 어느날부터 외숙모만 집에 오면,
"나...혼자 집에 있기 싫어... 누가 자꾸 와..."
하시며 직장에 가지 말라고 떼를 쓰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생계가 곤란했던 외숙모께서는 그냥 투정이려니 하시며 넘어가셨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그러니 누가 오냐고 물어보았더니 사물을 거의 분간 못하시는 외삼촌께서는 이상하게 매일 옛날 복장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쌍씩 집을 찾아오신다고... 그 모습이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는 무섭다고 엉엉 울기까지 했는데... 결국 외숙모는 외삼촌을 모시고 절에 가서 스님과 의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스님께서는 외삼촌께서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제사를 모시지 않아 조상님들께서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하여 찾아 오시는 것이라 말씀하시고는 조상님들을 위한 제를 지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를 지냈고 외삼촌께서는 이제까지의 과실을 사죄하고 앞으로는 꼭 제사를 모시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끝나고 난 후 외삼촌이 뒤를 돌아 보니 이제까지 찾아왔던 모든 분들이 마치 가족사진을 찍는 것처럼 서서 웃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로 그 분들은 찾아 오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 저희 외삼촌은 그런일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여전히 제사를 외할머니께 미루고 여느때와 같이 제사에 참석조차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느날 외숙모께서 출근하고 집을 비운 사이, 외삼촌은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히 잘 계셨던 분이 말이죠.
아무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화가난 조상님들께서 데리고 가버리신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투고] 익명의 투고자님
예지맘
헤헤헤..
역시 낮에 보니 무섭지는 않은데..
왠지 숙연해 지는 이야기...
저희 친정은 기독교 집안이라 제사를 모셔 본 적은 없지만 추모예배를 드리곤 한답니다.
결혼을 하니..
시댁은 불교...
(엇...주제와 또 상관없는 이야기를 ㅜ.ㅜ)
shushu
그나저나 어찌 귀신들(하물며 조상님들까지도;)은 속이 좁은건지-_-a;
kk
제사 안지낸다고 눈도 안보이는 분을 훌쩍 데려가 버린다면;;
LuNa
Terri
...안드린다고 해서 데려간다는건 정말..;
자하
단지 장남인 죄였군요-_-;; 어르신들이란.
- 늬우치시고 -> 뉘우치시고
로그
전 가위 눌린 적도 없고 뭘 본 적도 없고..
백귀야행의 리쓰 할머니 처럼 영감의 파편 조차 없는 체질인가 봐요.하하.. 하긴 간이 작아서 그런 게 보이면 기절할것 같네요;
이젠 절대로 안하지만 고등학교 때 야자시간에 분신사마를 했었는데 언제 죽었냐고 물어봤더니 조선시대라는 대답이 나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집에서 했을 땐 '비디오 좀 켜보세요'했더니 못한다는 대답이..
근데 이상하게 기독교인 친구랑 하면 볼펜이 안돌아가더군요..걔가 겪은 얘기 중에 어렸을 때 집에 혼자 있는데 벽에 걸린 액자유리에 사람얼굴이 비치더래요-_-;; 그래서 무서워서 안보이는 척 무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교생 선생님이 해주신 얘기.. 그 분 친구분이 가위에 눌려서 몸을 못움직이고 있었는데 귓가에서 '죽어라..죽어라..'하는 목소리가..다른 사람 가위 얘기도 들었는데 발가락에 힘을 줘서 가위를 풀려고 하니까 '어, 좀 하는데~'그러더래요.
또 저희 고모가 교회장로이신데 가끔 퇴마도 하신다고 하는데--;; 믿어지진 않지만 어떨 땐 2일정도 잠도 못자고 하는데 빙의된 귀신이 '독한 X..너처럼 독한 건 처음본다'라면서 나갔다고 합니다;; 진짜 교회장로이신지.. 왕래가 자주 없어서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퇴마하려면 교황청의 허가가 있어야 하지 않던가;; 잘 모르겠습니다.
투고할만한 분량은 아니라 여기에 다 적었습니다.
아무튼 저 위의 빨간 풍경만 봐도 무섭지만 자주 찾아오겠습니다~무서워하면서도 오다니 참 인간의 호기심이란 못말립니다. 저만 그런건가요;
slaughter
thering
shushu님| 코멘트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원래 귀한 자식은 더 엄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그런가 아닐까 합니다.
kk님| 기독교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아끼는 사람을 먼저 데려간다고 한다던데,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LuNa님| 그래도 해코지는 관심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당최 저는 조상신조차도 본 적이 없어용.-.-
thering
자하님| 요새는 형제들도 적게 낳는 편이라 장남의 의미가 없어졌죠. 옛날같으면 귀한 장손이랬는데, 요샌 장남이나 차녀나 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로그님| 로그님 덧글을 읽으시고, 한밤중에 못 주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액자유리에 사람얼굴이라뇨~ 무섭네요.ㅜ.- 그나저나 영감의 파편이 없으신 것 같지만, 주위분들에게 골고루 들어가서, 다른 분들의 몇배나 되는 간접체험을 겪으신 듯 합니다. 로그님 무서워요...
이름없는 자
thering
한원
제친구중에도 이런경험이 있는데요 그다음부터는 제사 꼭드린다고 하더군요
thering
한원
등등등 귀신이랄까??? 그쪽에 관한 예기가 많네요*^^
thering
Jae-Hyeon Lee
Archer
noname^^
제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벌초, 문중 벌초, 문중이 모이는 곳에 다 따라다녀야 하죠...
그것도 휴일날에..-_-; 거 참..어릴 때 부터 하도 그런데 다니다 보니 질려서 국딩때부터 엄마 아빠 돌아가시면 화장하겠다고 하던게 기억나는군요...;
여튼, 제가 하도 제사에 질려서 제가 죽으면 제사 지내지 말라고 할 생각입니다. 덧붙여 화장도 시키라고-_-;
유키
지낼때 방에 불이 갑자기 꺼지더래요..그 순간 제사를 지내던 사람들
전부 깜짝
왜냐하면 제삿상에 양반다리하고 앉은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기 때문이죠 그 실루엣이 외할아버지와 완전 똑같애서 일동 전부 덜덜...
제사 과정은 무척 힘들지만 조상들이 와서 제삿밥을 먹고 가고 조상들이
후손의 영화를 빌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쁘게 생각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자의달
스마일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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