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2화 - 약속

저에겐 앞이 거의 안보이시는 외삼촌이 계십니다. 어렸을때부터 병약했거니와, 젊어서 술을 너무 가까이 하셔서 알콜중독으로 거의 실명 단계에 오셨던 것입니다. 외삼촌은 그제서야 크게 뉘우치시고, 술을 끊으셨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앞이 거의 안보이시기에 식구들 부양이 곤란하셨던지라, 외숙모와 자녀들이 직장이나 학교에 가 있는 사이 혼자서 집을 지키시던 외삼촌께서는 어느날부터 외숙모만 집에 오면,



"나...혼자 집에 있기 싫어... 누가 자꾸 와..."



하시며 직장에 가지 말라고 떼를 쓰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생계가 곤란했던 외숙모께서는 그냥 투정이려니 하시며 넘어가셨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그러니 누가 오냐고 물어보았더니 사물을 거의 분간 못하시는 외삼촌께서는 이상하게 매일 옛날 복장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쌍씩 집을 찾아오신다고... 그 모습이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는 무섭다고 엉엉 울기까지 했는데... 결국 외숙모는 외삼촌을 모시고 절에 가서 스님과 의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스님께서는 외삼촌께서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제사를 모시지 않아 조상님들께서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하여 찾아 오시는 것이라 말씀하시고는 조상님들을 위한 제를 지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를 지냈고 외삼촌께서는 이제까지의 과실을 사죄하고 앞으로는 꼭 제사를 모시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끝나고 난 후 외삼촌이 뒤를 돌아 보니 이제까지 찾아왔던 모든 분들이 마치 가족사진을 찍는 것처럼 서서 웃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로 그 분들은 찾아 오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 저희 외삼촌은 그런일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여전히 제사를 외할머니께 미루고 여느때와 같이 제사에 참석조차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느날 외숙모께서 출근하고 집을 비운 사이, 외삼촌은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히 잘 계셨던 분이 말이죠.



아무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화가난 조상님들께서 데리고 가버리신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투고] 익명의 투고자님
  1. 예지맘

    오타지적입니다. 식구들 부양을 ->식구들 부양이

    헤헤헤..
    역시 낮에 보니 무섭지는 않은데..
    왠지 숙연해 지는 이야기...

    저희 친정은 기독교 집안이라 제사를 모셔 본 적은 없지만 추모예배를 드리곤 한답니다.

    결혼을 하니..
    시댁은 불교...
    (엇...주제와 또 상관없는 이야기를 ㅜ.ㅜ)
  2. shushu

    처음 남기는 코멘이네요..옛날부터 눈팅만 했었는데..
    그나저나 어찌 귀신들(하물며 조상님들까지도;)은 속이 좁은건지-_-a;
  3. kk

    저도 그런생각 들어요..웬지 속좁은 짓같아요ㅡ.ㅡ-;;
    제사 안지낸다고 눈도 안보이는 분을 훌쩍 데려가 버린다면;;
  4. LuNa

    아무리 그래도 조상님들이 후손에게 해코지를 -_-;
  5. Terri

    에또, 저희집도 추도예배입니다만...'ㅁ'
    ...안드린다고 해서 데려간다는건 정말..;
  6. 자하

    으음; 본인이 참여하진 않았어도 제사를 아예 지내지 않은 것도 아닌데,
    단지 장남인 죄였군요-_-;; 어르신들이란.

    - 늬우치시고 -> 뉘우치시고
  7. 로그

    어딘가의 링크를 타고 어제 처음 왔는데 오늘까지 여기 글들 다 읽었습니다. 새벽2시까지 읽다가 잤는데 무서워서 동생하고 같이 잤어요-_-; 무서운 거 봐도 꿈에는 안나오지만..(다행입니다..전 놀이동산 귀신의 집도 못들어가는 사람이라..)
    전 가위 눌린 적도 없고 뭘 본 적도 없고..
    백귀야행의 리쓰 할머니 처럼 영감의 파편 조차 없는 체질인가 봐요.하하.. 하긴 간이 작아서 그런 게 보이면 기절할것 같네요;
    이젠 절대로 안하지만 고등학교 때 야자시간에 분신사마를 했었는데 언제 죽었냐고 물어봤더니 조선시대라는 대답이 나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집에서 했을 땐 '비디오 좀 켜보세요'했더니 못한다는 대답이..
    근데 이상하게 기독교인 친구랑 하면 볼펜이 안돌아가더군요..걔가 겪은 얘기 중에 어렸을 때 집에 혼자 있는데 벽에 걸린 액자유리에 사람얼굴이 비치더래요-_-;; 그래서 무서워서 안보이는 척 무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교생 선생님이 해주신 얘기.. 그 분 친구분이 가위에 눌려서 몸을 못움직이고 있었는데 귓가에서 '죽어라..죽어라..'하는 목소리가..다른 사람 가위 얘기도 들었는데 발가락에 힘을 줘서 가위를 풀려고 하니까 '어, 좀 하는데~'그러더래요.
    또 저희 고모가 교회장로이신데 가끔 퇴마도 하신다고 하는데--;; 믿어지진 않지만 어떨 땐 2일정도 잠도 못자고 하는데 빙의된 귀신이 '독한 X..너처럼 독한 건 처음본다'라면서 나갔다고 합니다;; 진짜 교회장로이신지.. 왕래가 자주 없어서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퇴마하려면 교황청의 허가가 있어야 하지 않던가;; 잘 모르겠습니다.
    투고할만한 분량은 아니라 여기에 다 적었습니다.
    아무튼 저 위의 빨간 풍경만 봐도 무섭지만 자주 찾아오겠습니다~무서워하면서도 오다니 참 인간의 호기심이란 못말립니다. 저만 그런건가요;
    1. slaughter

      이 싸이트 중독성이 아주 강한것 같슴니다. 댓글 다는거 권한박탈(처음 들어와서 여기저기 쑤시고다니며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는 댓글을 달았더니,그런 이유로 박탈 당한거 같씀다~ㅋㅋ)당하고도 열성적으로 댓글에리플다는걸 하고있으니 말임니다~컹~^^저는 야간 근무를 자주하는 데요~ -이번주 내내 야근이었씀- 컴터앞에 앉을때마다 무의식 적으로 "잠밤"에 들어와서 투고한 글들을 보고 있담니다.무언가에 홀린이....흠냐~..쩝~...어제는 밤 2시까지 투고한 글을 보다가 ,불현듯 혼자서 건물을 돌아다니며 산책을 했슴니다~머리가 쭈삣쭈삣 스고, 긴장 되는것이~아주 상쾌한 산책 이었담니다..^^""""""이런걸 즐기는것도 정상은 아닐텐데 말이죠..궁시렁궁시렁....
  8. thering

    예지맘님| 오타 지적 감사드립니다.^^ 요새 바쁘다 보니 미처 확인을 못하게 됩니다. 흑흑.

    shushu님| 코멘트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원래 귀한 자식은 더 엄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그런가 아닐까 합니다.

    kk님| 기독교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아끼는 사람을 먼저 데려간다고 한다던데,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LuNa님| 그래도 해코지는 관심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당최 저는 조상신조차도 본 적이 없어용.-.-
  9. thering

    Terri님| 역시 이야기에는 그 나라의 정서가 반영되어 있는 데, 유교적인 정서가 강한 우리나라이다보니, 그런가 싶습니다. 실화이기에 더더욱 그런 걸지도...

    자하님| 요새는 형제들도 적게 낳는 편이라 장남의 의미가 없어졌죠. 옛날같으면 귀한 장손이랬는데, 요샌 장남이나 차녀나 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로그님| 로그님 덧글을 읽으시고, 한밤중에 못 주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액자유리에 사람얼굴이라뇨~ 무섭네요.ㅜ.- 그나저나 영감의 파편이 없으신 것 같지만, 주위분들에게 골고루 들어가서, 다른 분들의 몇배나 되는 간접체험을 겪으신 듯 합니다. 로그님 무서워요...
  10. 이름없는 자

    조상님이 제사를 본체만체하는 그 괴씸함에 데려간게 아닐까요..아니면 시기가 우연히 일치했을수도..사람은 마음이 병약해지면 몸도 역시 병든다고 하죠..
  11. thering

    이름없는자님|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운다라는 옛말이 생각나는 실화입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12. 한원

    저도 눈으로만 읽었었는데 처음으로 코멘 다는군요.
    제친구중에도 이런경험이 있는데요 그다음부터는 제사 꼭드린다고 하더군요
  13. thering

    한원님| 감사합니다.^^ 친구의 경험이 매우 궁금합니다. 친구분에겐 어떤 일이 있으셨길래 그러셨을까요...@_@
  14. 한원

    저도 제 친구때문에 귀신을 본다거나 저주를 건다거나 아무튼 마법쪽을 좀 하는 편인데요. 제친구가 자신의 필통에 저주를 걸어놓았는데 다른친구가 빼앗아가는 바람에...
    등등등 귀신이랄까??? 그쪽에 관한 예기가 많네요*^^
  15. thering

    한원님| 투고해주신 이야기 잘 봤습니다. 조만간 실화 카테고리를 통해서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6. Jae-Hyeon Lee

    여담이지만 조상귀신은 4대 동안 이승에 있다고 합니다.
  17. Archer

    아아 , 그렇군요 . 죽으시면 얼마 안되 하늘가시는줄 알았습니다.
  18. noname^^

    어휴 제사제사..장남이 저로서도 제사란 참 귀찮은 존재입니다.(게다가 우리 아버지도 장남-_-!!)
    제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벌초, 문중 벌초, 문중이 모이는 곳에 다 따라다녀야 하죠...
    그것도 휴일날에..-_-; 거 참..어릴 때 부터 하도 그런데 다니다 보니 질려서 국딩때부터 엄마 아빠 돌아가시면 화장하겠다고 하던게 기억나는군요...;
    여튼, 제가 하도 제사에 질려서 제가 죽으면 제사 지내지 말라고 할 생각입니다. 덧붙여 화장도 시키라고-_-;
  19. 유키

    음..여담이지만 옛날에 제동생이랑 사촌동생이 외할아버지 제사를
    지낼때 방에 불이 갑자기 꺼지더래요..그 순간 제사를 지내던 사람들
    전부 깜짝
    왜냐하면 제삿상에 양반다리하고 앉은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기 때문이죠 그 실루엣이 외할아버지와 완전 똑같애서 일동 전부 덜덜...
    제사 과정은 무척 힘들지만 조상들이 와서 제삿밥을 먹고 가고 조상들이
    후손의 영화를 빌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쁘게 생각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20. 사자의달

    원래 귀신과의 약속은 쉽게 하는 게 아니라고 하네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하질 말라고, 약속을 어기면 귀신이 그 놈 괘씸해서 벌을 준대요. 저도 아는 점 보러 갔다가 무속인 님한테 들은 얘기지만 히히..
  21. 스마일냥

    으아~~~이거 보고있는데..뿌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서 간떨어질뻔 했어요!!
  22. 00

    제사를 안 지내는 사람도 많을 건데 왜 굳이 찾아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