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07화 - 어머니의 소원


어머니 얘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73년도 결혼하시던 해의 이야기니까, 거의 40년 전쯤이 되네요. 아직 제 형이 태어나기 전이었다니까요.

외할아버지께선 어머니께서 결혼하시기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외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맘이 따뜻하고 다정한 분이셨다고 합니다. 제 외할머니는 상당히 여장부 같은 분이셨는데 외할아버지께서 외할머니께 고분고분 맞춰주면서 사셨다고 하네요.

어렸을 때까지 살던 예전 집은 당시로서는 꽤 잘진 마당이 넓은 집이었습니다. 작지만 정원도 있었고 마당엔 쇄석도 깔아놓고 했었던 기억이 선하네요. 집 대문은 마루를 기준으로 마당의 왼쪽 끝에 위치해있었죠. 대문을 나서면 작은 골목을 따라 뒷집을 갈수 있었습니다. 뒷집에 살던 준석이네 가족생각도 갑자기 나네요. 아 나중에 이 준석이네 가족 얘기도 한편 올리겠습니다.

어머니의 원래 고향은 서울이셨는데 시골로 시집오신지 얼마 안 되셨을 때랍니다. 밤에 잠을 자고 있는데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어머니가 그 소리에 먼저 깨셔서 좀 불안한 마음에 누굴까 하고 있는데 희미하게 어머니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러더니 더 선명하게 **아~~하면서 더 크게 대문을 두드렸답니다. 근데 그 순간 직감하셨답니다. 바로 외할아버지 목소리라고.

어머니가 눈물을 죽죽 흘리시며 나가보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서 말리셨답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갑자기 잘 주무시던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시더니 아버지가 오셨다고. 딸 사는 거 보려 오신 거라고 울면서 나가려 하셨답니다. 그 순간엔 아버지는 만약 지금 집사람이 나가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어머니를 강하게 제압하셨다고 하네요.

어머니가 한참을 우시다가 겨우 진정하셔서 주무시고 아버지는 안방 등을 켜놓고 날을 새셨다고 합니다. 날이 밝아 아버지께서 나가보니 누가 왔다가거나 대문을 열었다거나 하는 흔적은 없어서 안심 하셨다고 하구요

그날 아침 일찍 준석이네 어머니(당시에 저희 어머니보다 1년 먼저 결혼한 새댁이셨습니다.)가 집에 오셨답니다. 준석이네와는 앞뒤로 붙어있어서 제가 어렸을 때도 참 서로 많이 놀러 오고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걱정스레 하시는 말씀이 어제 새벽에 문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셨다고 하네요. 그 말에 어머니는 또 한 번 대성통곡을 하셨고 아버지도 너무 놀라서 한참을 멍하니 계셨다고 합니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이제 어머니도 환갑을 훌쩍 넘기셨지만. 아직도 그날 외할아버지가 저쪽  세상에서 하루 휴가를 받아서 딸 사는 거 보고 싶어 오신 거라 믿으시면서 뭉클해 하십니다. 그러면서 나 죽기 전에 꼭 다시 한 번 오시리라 믿고 계시더라고요. 아마 어머니의 소박하면서도 불가능한 소원은 이루어질까요.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은 저희에겐 좋은 날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들이 두렵습니다.

[투고] 김태형님
  1. 샤샤

    흠 순위권
  2. 소녀오알

    이번 이야기는 넘 슬퍼요 ㅜㅜ
  3. 새벽이언니

    슬프면서 무서우면서....
  4. 냐옹이~

    뭐지....슬픔과 무서움을오가는이차이는...
  5. 진굴이

    마지막이 짠하네요...ㅠ
  6. 해운대 몸짱

    애기를 들어보니 정말 짠하고 슬프네요 부디 할아버지께서 좋은곳으로 가셨으면 합니다
  7. 아바다케다브라

    쩝...왠지아련한이야기에요허허
  8. 아바다케다브라

    쩝...왠지아련한이야기에요허허
  9. 개드립넷으로 퍼가요

    씁쓸하네요..

    퍼갑니다.
  10. 슬퍼요 ㅠㅠ

    아... 너무 슬픕니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크흨ㅠㅠㅠㅠㅠ
  11. ㅠㅠ

    슬프네요
  12. 브엘라해로이

    저도 아버지가 보고싶네요......아버지 한번 오셨으면.........
  13. 호양이

    ...원래 귀신은 그 사람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이 가장 잘 흔들리는 존재를 이용해 다가오죠. 실제로 할아버님이 찾아오셨다면, 일부러 본인이 문을 열어줘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직접 찾아오실 겁니다. 한마디로, '렛미인'! 괜한 이야기들이 아니라니까요.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