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08화 - 야간 편의점


작년 대학입시를 망치고 재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능을 망치고 난 후 재수 준비를 해야겠지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막상 대학에 떨어지고 나자  정말 살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얼마 간 폐인처럼 생활하다 이러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아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근처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기에 면접을 보고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좀 무서웠습니다. 제가 여자인건 둘째 치고 일하는 시간대가 야간이고 근처에 유흥가가 즐비해서 이상한 손님이라도 오면 어쩌나 하고요. 근데 막상 일 해보니 밤인데도 사람이 많이 돌아다닐 뿐더러 손님 중에 취객은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습니다. 대부분은 술에 취하지 않고 정신이 말짱한 유흥가 종사자 분들이셨죠. 밤새 일하는 처지가 같아서 그랬는지 수고 한다고 이것저것 사주고 간혹 술 취한 손님이 오면 대신 쫓아주시기도 해서 일하기는 정말로 편했습니다.

그런데도 두 달을 못 채우고 그만 둔 이유는 이렇습니다.

제가 일했던 가게는 유난히 술이 잘 팔리는 가게였습니다. 거의 두 시간에서 세 시간에 한 번씩
주류를 꽉꽉 진열해 놔야 할 만큼이요. 그 날도 술을 채우기 위해 한 새벽 두시쯤 냉장창고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일했던 편의점은 내부 사무실을 지나서 냉장창고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내부 사무실에는 재고 관리하는 컴퓨터와 CCTV가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초기에 냉장창고에서 음료수 넣다가 아이들이 식염수를 훔쳐가서 점장님한테 혼난 이후 저는 음료수나 술을 채울 때면 거의 5분에 한 번씩 냉장창고 문을 열고 CCTV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 날도 다르지 않았고요.

술을 다 넣을 때까지는 아무런 일도 없었습니다. 마음 놓고 창고를 나오는데 CCTV 한 귀퉁이로 손님이 온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후다닥 어서오세요! 를 외치며 사무실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분명 CCTV에는 사람이 보였는데, (정확히는 CCTV 각도 상, 사람 머리가.) 나오니까 없었습니다.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물건을 훔치러 왔다가 제가 나오는 걸 보고 도망친 것 같았습니다. 새삼 도둑이어서 다행이지, 강도로 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였습니다.

새벽 두시 반이 넘었을 겁니다. 사무실에 확인할 것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문득 쳐다 본 CCTV에 사람이 보였습니다. 뭔가 자료를 찾아야 하는 타이밍이라 손님이 안 왔으면 하는데, 일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가야 했습니다.

어서오세요!

그런데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편의점 매장 문에는 종이 달려 있었습니다. 아무리 빨리 나갔다고 해도 문을 열면서 종소리가 나야 했습니다.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사무실로 들어가 CCTV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러자 CCTV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검은 물체가 계속 보였습니다. 스멀스멀 편의점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나와 확인하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을 뿐, 사무실에는 분명 존재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CCTV에 비치는 그 무언가는 계속 편의점 내부를 돌아다녔습니다. 머리털은 곤두서고 온 몸에는 소름 돋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CCTV를 계속 보고 있으니 계산대에 서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두려웠습니다. 계속 사무실 안에서 버티다가 다행히 신문 아저씨가 오셔서 간신히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무서운 마음에 아저씨한테 날도 춥고 하니 따뜻한 음료 한잔 하고 가시라고 붙잡아 보기도 했는데 야속한 아저씨는 배달 시간이 밀리면 안 된다며 음료수도 거절하시고 가버리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가 뜰 때까지 가게 밖에 서 있다가 손님이 오면 들어가서 계산해드리고 다시 나가는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이 밝고 사람들이 다니니 용기가 생겨서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갔습니다. 곧장 뛰어서 사무실로 가 CCTV를 확인하니 아까 보였던 검은 물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 날 너무 피곤해서 환각을 봤던 것일 수도 있고, CCTV의 이상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밤, 다시 CCTV에 검은 물체가 보이자, 환각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안 보이면 뭐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 계산대에 서있자, 아무도 없는 편의점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이 툭툭 떨어지자 도저히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 날 밤은 어떻게 버텼는지 모릅니다.

그 날 아침으로 저는 점장님께 너무 미안했지만 여자 혼자 밤에 일하는 것이 무섭다는 이유로 그만 두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본 걸 그대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고, 믿어주지 않았을 테니까요.

[투고] 여정님
  1. 잠못드는밤

    오랜만에글이네요여자로 야간은.. 정말 힘드셨을듯ㅋ
  2. 접니다

    댓글 다는 건 처음이네요.. 예전에 잠밤기 와서 괴담들 많이 읽고갔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나서 들려보니 따끈따끈한 글이!!! 잘 보고갑니다. 저도 CCTV의 그 저렴한 화질 때문에

    여러번 착시(?)를 경험한적이 있어서 그런지 남일같지 않은 괴담이네요..ㄷㄷ
  3. ....

    ㅠㅠ무서벙
  4. 집행인

    해를 끼치지 않으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밤중에 여자 혼자 감당하기엔 힘드셨겠지만...
  5. 소녀오알

    검은물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싶지만 때론 의지만으로 부족 할 때도 있다..
    1. 꽐라녀

      마음이 미어진다...배고파 삼각김밥...ㅜㅜ
    2. 나에게 힘을!

      그저 물건을 밀어서 떨어뜨리는게 고작일뿐....

      그걸 사고 싶었던거라구! 다시 올려놓지말란말이야!!
    3. 천사의 사랑

      한때 의지드립 ㅋㅋㅋ
  6. 아래하

    저도 여자고 유흥가들이 밀집한 번화가의 편의점 알바경험이 있어 잘 압니다. 늦은시간에 더 힘드셨겠어요.. 유독 유흥가쪽이 이상한것들이 많은것같아요 물건을 아슬하게 채워논것도아닌데 자꾸 거의 같은곳에서 과자가 떨어지고 숙였다 일어서는데 애기발같은거 보이고.. 해는 거의안입히는거 같지만 그런데는 빨리 나오는게 상책입니다
  7. TQ

    무셔우셨겠어요 ㅠㅠㅠㅠㅠㅠ
  8. 수생

    저도 편의점 야간알바했었는데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물건 꺼내서 매장으로 나가면 자꾸 검은 사람형태의 무언가가 곤돌라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것 같은데 투고자분처럼 CCTV 에 보인다거나 물건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때가 알바 한지 얼마 안되서 긴장해서 그런지 손님의 허상이 보이는가보다 하고 그냥 잘 하다가 시간대 옮겼습니다
  9. 다크라이

    여기서!! 나가!!!!!!
  10. 개드립넷으로 퍼가요

    편의점 알바생인데 ㅠㅠ...

    이런 글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퍼갈게요 ㅠㅠ
  11. 간디와달심

    설마 다크템플러는... 아둔을 위하여!
  12. 지나가는 사람

    편의점 알바를 남자로 뽑는 이유가 있었구나;;;;;
  13. 관객

    검은물체가 글쓴분이 있는 사무실 문앞에 계속 서있었다고 하면 더 괜찮은 내용이었겠네요.
  14. 8자귀신

    그래도 8자귀신을 조심하셔야합니다... 무서운 악의...그래도 무사하시니 다행..
  15. ㅋㅋ

    Cctv 용도를 제대로 모르는듯.. 기록용인데 cctv보여줄생각도. 사장이 그말듣고 cctv 확인할 생각도 안하는게 이상하지.. 괴담치고 너무 허술함.. CCTV를 확닌해봣지만 아무것도 찍히지안아잇엇다고 문장하나 넣어야할듯
  16. ㅋㅋ

    Cctv 용도를 제대로 모르는듯.. 기록용인데 cctv보여줄생각도. 사장이 그말듣고 cctv 확인할 생각도 안하는게 이상하지.. 괴담치고 너무 허술함.. CCTV를 확닌해봣지만 아무것도 찍히지안아잇엇다고 문장하나 넣어야할듯
  17. 검은물체

    아씨 왜자꾸 올려놓냐고ㅡㅡ 좀사먹게가만히냅둬
  18. 호양이

    cctv가 사람 잡는군요.
  19. 니코니

    편의점 알바인데..진짜무섭네요ㅜㅜ혹시 글 퍼가도되나요?
  20. 오호

    저도 예전에 유흥가에있는 편의점에서 야간근무를 한적이있었는데 귀신은 없었지만 진상취객이 참 많았었죠....차라리 욕을하라고! 토하지말고!!!!!ㅠ
  21. ♥ 카라멜마끼아또♥

    검은물체:배고픈데왜계속위에올려나발에쥐나겠다음식사고바로나갈거니깐방해하지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