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02화 - 갑순이


이건 어디까지나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아닌 '괴담'임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1994년에 국어선생님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국어선생님께서 대학생이셨던 70년대. 대한민국은 아직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었고 입양을 많이 보내기로 유명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당시의 입양은 체계적인 방식이 아니라서 각종 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수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고, 현재 그 시절 입양 보낸 자녀를 찾거나 혹은 입양된 아이들이 부모를 찾고 있지만 기록이 워낙 조악하여 누가 어디로 입양되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런 시절에 이런 이야기가 돌았다고 합니다.

갑순이라는 여자아이는 여섯 형제의 막내였습니다.
갑순이의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였고 어머니는 날품팔이를 하고 계셨습니다만 여섯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 가장 어렸던 막내를 입양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입양기관에 아이를 맡기면서 어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렸겠지요.

한동안 보육시설에 맡겨졌던 아이는 해외의 잘 사는 집으로 입양을 갔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처음 들어보는 낯선 말.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따뜻하고 푸근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갑순이는 행복했을까요.

그 집에는 갑순이보다 두 살 많은 딸이 있었습니다.
금발에 창백한 피부의, 병약해 보이는 아이는 두 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갑순이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습니다. 아마 어딘가 몸이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나고. 새로운 가족과의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한 갑순이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예쁘고 건강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두 살 위의 언니는 점점 병색이 짙어지고 있었지요.

그리고 어느 봄날에. 갑순이의 양부모는 갑순이와 언니를 데리고 먼 여행을 떠납니다. 갑순이가 겪은 태어나서 두 번째 여행. 첫 번째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왔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멋진 검은색 자동차를 타고 가족이 함께 떠나는 신나는 여행입니다. 갑순이는 즐거웠을까요.

며칠을 자동차로 달려 도착한 한적한 시골길의 끝에 나타난 것은 크고 하얀 병원 건물이었습니다. 넓은 병실이 몇 개나 있고 침대마다 회복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편안한 얼굴로 누워있었습니다.

아픈 언니는 이제 나을 수 있을까요?

갑순이가 새 가족들과 함께 병원에 들어가고 일 년 뒤.
갑순이의 양부모와 두 살 위의 금발 언니는 밝게 웃으며
병원을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갑순이는 거기 없었습니다.

일 년 전 어느 날에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병원 뒷문으로 먼저 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영화 아저씨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야기에서 뭔가 닮은 부분을 찾으시겠지요. 이 이야기는 분명히 픽션이며 절대로 실화에 근거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알려질 정도라면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해도 사회적 파장이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런 괴담이 돌아다녔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입양에 관해 부끄러워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도 입양에 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고 공개입양을 꺼리는 이유도 그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안타까웠던 시절의 씁쓸한 괴담입니다.

[투고] 미요릉님
  1. 이카리신지

    아 안타깝네요
  2. 쏘가리

    당시 있어서는 안되었으면 하면서도 충분히 있었을 가능성도 있는 이야기네요. 정말 안타깝고 슬프군요.
  3. 타치바나

    저는 영화 아저씨를 보지 않아서 이 괴담의 내용이 이해가 잘 안되네요.....ㅠㅠ 누가 설명 좀 해주세요 ㅠㅠ
    1. pqcvbd

      갑순이는 자기 양언니들 몸 속에 살아있습니다.
    2. 에이리언

      아픈 친딸을 위한 장기제공자로서...갑순이를 데려온거죠..ㅠㅜ
  4. 어릿광대 토미오

    뒤늦게 휘몰아치는 공포감...이맛에 잠밤기에 들릅니다 생유~~~
  5. J렉스

    저도 이런이야기 중학교때 선생님한테 들은적 있는데..
  6. 세리스 에르네스

    ....화려하게 내장만 걸러냈냐
  7. SECRET

    이 괴담을 보고 딱 하나 떠오르는 영화가 있네요.
    2011년 부산국제 영화제에 출품된 이상우 감독의 "바비"입니다.
    영화 아저씨에 나온 김새론 양과 친동생인 김아론 양이 출연했었습니다.
    영화 내용 자체가 안타깝고 화도 나고 어쨋든 인상깊게 봤습니다.
  8. 이하나

    갑순이라는 아이는 어떻게 되었나요?
    그리고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자겠네요. ㅠ.ㅠ
    1. ㅇㅇ

      함께 병원에 들어갔다가 양언니만 양부모님과 나왔고 갑순이는 그보다 먼저 검은 봉투를 뒤집어쓰고 나왔다는걸 보면 갑순이는 양언니에게 장기들을 다 내주고 시체로 버려졌다는거 같아요.
  9. gksmf8713

    저기 그영화 안봐서 모르겠는데 ㅜㅜ
    누가좀 설명해주세요 ㅠㅠ
    1. ㅇㅋ?

      그니까.. 그 어무니가 자기딸을 위해 갑순이의 장기를 이용한거죠..
    2. SECRET

      영화 "아저씨"를 물으시는거라면 주인공인 아저씨(원빈)이 가깝게 지내던 소미(김새론)와 소미의 엄마를 마약,장기 밀매 조직이 납치해서 엄마는 장기를 빼서 죽이고 소미는 개미굴에 밀어놓았는데 원빈이 그 조직을 하나하나 들쑤셔서 전멸시키고 결국은 소미를 구합니다.

      영화 "바비"는 위의 본편과 내용이 거의 일치합니다.
      다만 좀 다른게 있다면 "바비"에선 자매가 나오는데 원래는 언니가 입양을 갈 예정이었지만 어찌어찌해서 동생이 가게됩니다. 이 동생이 몸이 많이 약합니다. 하지만 심장은 괜찮아서 입양가는 집의 진짜 딸에게 이식시키려고 합니다. 뭣 모르고 집구석을 떠나고 싶어하던 철 없는 동생이 입양가게 되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아이 러브 아메리카"라며 굉장히 좋아하던 그 모습이 안타깝고 서글픕니다.
  10. nomame

    선진국 어느 나라도 해외에 자국의 아이들을 입양시키는 사례가 없죠.
    자기네 나라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으니까 해외로 입양시키는 건데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인정하는 꼴이니까 부끄러운거죠.
    부끄러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야함.
    적어도 입양을 하더라도 국내에서 하면 좋을텐데..
  11. sophie

    어, 이건 신의퀴즈 시즌 3 - 6화 이명관 의원 살인사건이던가요... 그 내용과도 비슷하네요.
    자신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장기 적출을 목적으로 입양한 내용.
    그걸 보면서 화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의 탈을 쓰고 정말 그럴까.. 했는데 마침 잠밤기에 투고됬네요.
    괴담이 돌았다면 어느정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까 유포됬겠죠?
    참 무서운 세상이네요.
    아직도 '고아 수출국 1위' 라는 끔찍한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도 참.. 반성해야 하는데 말이죠.
  12. gksmf8713

    저기 ㅇㅋ님이랑secret님 정말로감사드려요
    이제야이해가가네요
  13. 설마설마설마설마설마

    설마갑순이가 이갑순아님? 우리학교에 이갑순선생님이라고있는데...
  14. 모리스

    잠깐 제목 설마... 바하4에 갑순이..?!
  15. 이거...

    제가 알고 지내던 사람이 실제 겪었던 일입니다.
    ...그래도 그쪽은 양부모님이 그렇게 비인격적이지는 않아서...
    부탁했다고 해요... 물론 거절하고 지금은 혼자 살아갑니다만...
    스스로에게도 굉장히 상처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잘해주셨던 양부모님인데... 미안하기도 하다고.
  16. 호양이

    근거없는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7. 난 귀신이다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