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1화 - 소녀

무척이나 더웠던 지난 여름의 일입니다.



산중턱에 위치한 집의 이층에 있는 제 자취방의 창을 열면 창의 사각형 가득 두 개의 무덤이 보이고, 고개를 내밀어 밖을 내다보면 완만하게 누워있는 언덕 전체에 무덤이 가득 있습니다.



어떤 가문의 무덤인 것 같은데, 무덤 주위를 둘러싸는 철조망은 듬성 듬성 구멍이 나있고 오래된 노송이 브이자 모양으로 정상에서부터 무덤을 보호하듯 감싸고 있습니다.



초여름부터 상당한 더위를 보여주는 지역이기 때문에 낮 동안은 창을 활짝 열어 놓지만 밤이면 저절로 창을 닫게 되는 것은 머리속 깊숙히에 자리한 공포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그 여름의 중반에 삼일동안의 폭열지옥이 있었습니다. 이때만은 두려움이 자리할 틈이 없어 잠이 들 때도 창은 닫히지 않았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마지막 밤 심한 더위에 무거운 머리를 누르며 눈을 떴습니다.



새벽의 어둠속에서 침대의 끝머리에 농구공만한 물체가 보였습니다. 눈을 가늘 게 뜨고 보자 검은색의 둥그스럼한 모양이었습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면서 그것이 조금씩 커져 가며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가까이 다가온건지,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얼굴쪽으로 다가오는 것 처럼 보인건지는 알 수 없지만, 서서히 제눈이 있는곳으로 접근했기에 흐린 빛때문에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인간의 몸이다]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내방에 사람이 있는 건가? 왜? 도둑? 허름한 집 이층에 사는 혼자사는 남자방에 훔쳐갈게 뭐 있다고?]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작고 가녀린 몸의 인간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짧은 머리에 큰 눈을 가진 소녀... 그런데 눈이 있어야할 자리, 코가 있어야할 자리, 입이 있어야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두 개의 휑한 구멍뿐...



놀란 몸은 쉽사리 움직여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뭘 해야한다라는 생각도 못했지만 본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할뿐... 순간 고무줄이 끊어지듯 몸이 움직였습니다.



손은 저절로 형광등의 스위치를 눌렀고 빛이 방을 비춘순간 침대위에 있었던 것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겁에 질린 저는 불을 켜둔채로 침대에 눕지도 앉지도 않은 어정쩡한 자세로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있었지만 이내 잠이 들어 버린 듯 합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자 등은 꺼져 있었고 침대옆의 시디꽂이는 쓰러져 있었습니다. 단순한 악몽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밤이 오기전에 작은 스탠드 등을 사왔습니다. 그날 이후로 잠이 들 때는 언제나 스탠드 등을 켜놓습니다.



2월달에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기억속의 그집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스탠드등을 켜지 않고 잘 수 있는 현재가 행복 하기에 그곳에서 혼자만의 생활을 하던 때로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투고] su0님
  1. 朔夜

    갑자기 가야코 언니님이 생각납니다...
    아 제 중학교 뒷쪽에 애기무덤 두개가 있었는데
    환경미화하고 친구랑 집에 가는 도중에 봉분 위를 기어다니는 애기귀신을 본 적이 있어요-ㅂ-;;;;친구랑 같이..
    엄마야 이번에도 순위권인가요?(수줍*-_-*)
  2. thering

    朔夜님| 헉... 기어다니는 애기귀신이라 섬뜩합니다. 그나저나 학교주위엔 왜 이리 무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교육부 방침엔 학생들의 늦은귀가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 주위 1km에 무덤을 하나씩 만드는 걸까요?;
  3. 가야수련

    읽다가 옆을 돌아보니 침대위의 가방이 시커멓게 보여서 -_-
    불을 켜버리고야 말았습니다 으아아 굴복인 것인가;;
  4. thering

    가야수련님| 간혹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눈일때 그런 걸 많이 보곤 하죠. 자려고 누웠는 데, 의자위에 누가 앉아있는 거 같아서 등돌리고 잤는 데 일어났던 만화책 쌓아놓거 였다던지; 뭐 그런일이 많죠.^^;;
  5. 예지맘

    아앗...

    저는 잠잘때 제 침대에 누군가가 자고 있습니다..
    키는 저보다 훨씬 작고...
    1m도 안되는...

    그 사람은 밤마다....
    제 쪽으로 다가와서...
    흐..흐흐흑....으으으으.....으응...
    이이이이이잉....

    그렇게 흐느끼며..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
  6. su0

    히히히
  7. 만드라고라

    우옷 ㅡㅡ;;;;;;(오~ 오싹)
    저는 일년 삼육오일, 쭈욱 불이나 티비를 켜놓고 잡니다.
    저어얼대! 죄다 끄고 잔적이 없어요. (덕분에 세금의 압박이...ㅜㅡ) 뭔가 희끄무리한것이 오는것(?)같음, 벌떡인나 두눈을 부릅 또 부릅 뜨고선 주위를 확인하고 다시 눕는답니다. 벌써 이게 몇년째인지..... 내 심장을 철의심장으로 바꾸고 싶어요 ㅠㅜ;)
  8. 에키

    겁은 많죠..집에 올라가다가도 누가 나를 뒤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 섬뜩한 적도 자주(마리아 님이 보고 계신다던가?)

    그래도 잠은 불을 꺼야 오더군요.
    불 켜놓으면 도저히 빛 때문에 잠을 못 자겠..
  9. 배화교[교주]

    ...마리아 님이 보고 계셔...(... )
  10. Lara

    휑한 구멍 2개면....
    손가락을 넣어보고 싶지는 않았나요? 우훗 (--> 아래 스토커 아가씨의 웃음)
  11. thering

    예지맘님| 음, 1m도 안되는 작은 키라면... 혹시 골룸[스미골]이 아닐까요? [마이 프레셔스...]

    su0님|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워낙 원문을 잘 쓰셔서 수정할 부분이 하나도 없었답니다.^^

    만드라고라님| 철의 심장이라... 강철의 연금술사에게 부탁하는 건 어떨까요? 단, 국민연금[술사]라면 심장은 물론 간이고 쓸개도 다 ?馨4芽求
    1. 낭만 궹이

      그런데 눈이 있어야할 자리,
      코가 있어야할 자리,
      입이 있어야할 자리..라면
      4개의 구멍이 아닌가요?
  12. thering

    에키님| 저도 어렸을때 살던 곳은 꽤나 으슥한 골목길이 포진되어 있어서 밤마다 집에 올??마다 360도로 경계하면서 오곤했죠. 괜한 헛기침도 동반하면서 말입니다.ㅜ.ㅜ

    배화교[교주]님| 이곳에서는 [사다코님이 보고 계셔]라던지 [가야코님이 보고 계셔] 가 유행중이랍니다.

    Lara님| 저는 울트라맨이 생각났습니다. 그러고보니 휑한 구멍 2개라면 [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06화]의 그녀도 그런 타입이었죠...
  13. Sensui

    거기에 물을 담아 마시면...좋았을텐데..그럼 원효대사님처럼 득도를..;; 쿨럭;
  14. thering

    Sensui님| 득도를 하기 보다는 저쪽 세계에 가까워지는 몸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됩니다. 이른바 보는사람? 이겠죠.
  15. zzoda

    오늘밤은 스탠드 켜놓고 자야겠습니다 ㅠ_ㅠ
  16. thering

    zzoda님|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종종 가위에 눌리던 시절엔 매일 밤마다 스탠드를 켜놓고 잤었죠.ㅜ.ㅜ 어두우면 가위에 더 잘눌려지는 듯 합니다.
  17. 뮬리아나

    으음.. 전 어릴적에 스탠드창 없으면 절대 안정안되서 못자는 형이였죠; 근데 이게 커서도 그러더라구요.
    2명이 쓸때는 몰랐는데 눈을 감아 뜨면 스윽하고 파란 형체의 귀신이 보인다던지, 저금통이 웃고있다던지의 휑한 생각[...]

    허나 집에서는 전기세로 틀어줄 마음 없다하더군요 ;ㅈ;
  18. thering

    뮬리아나님| 저는 반대로 불빛이 있으면 못자는 형이었죠. 어려서부터 그렇게 자라와서 그랬습니다만, 요샌 불빛이 있던 없던 아무때나 잘잡니다.-.-
  19. 꼬마루팡

    왠지 젖을 주면 피까지 다 빨아먹을것 같은 무서움.......
  20. 낭만고냥이

    아 조낸무섭네여 ㅜ_ㅜ
    근데 ....이뻣지않을깍...
  21. Archer

    자는곳과 가까운곳에 형광등 스위치가 있다면 좋겠네 . . 아아 무서
  22. §다에니§

    큰 눈을 가진 소녀...라고되있건만그런데 눈이 있어야할 자리, 코가 있어야할 자리, 입이 있어야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큰눈을가졌는데눈이있어야할자리엔아무것두없다??
  23. ㅇㅇ

    글쓴 님은 휑하니 뚫린 두 개의 구멍을 어둠속에서 보다보니
    그게 큰 눈이었다고 여겼는데 그것이 점차 가까이 다가온 후 살펴보니
    사실은 눈이 아니라 그냥 큰 구멍이었다는 얘기겠죠
    아마도 해골바가지처럼 구멍만 있는....
  24. 오타쿠

  25. 한류아님이입장하셨습니다

    자유로귀신입니까 (...)
  26. 헐...

    어둠에 익숙하지않아서 옷장을 보면 종이가방이 머리로ㅠㅠ
  27. 제라툴

    프로토스인이 아닐까요?
  28. ♥카라멜마끼아또♥

    자유로운귀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