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 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인 학생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 새내기 시절에 겪은 일입니다.
저희 학교는 예대가 타과 건물에 비해서 많이 낡고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동작업실마저도 예대에서 좀 떨어진데다 가는 길은 포장조차 되지 않은 자갈길입니다.
공동작업실, 즉 실습동은 거대한 컨테이너에 가까운 건물입니다.
모두가 불만을 토로 했지만, 신설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탓에 내년을 기약하며 그곳에서 실기수업도, 과제도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만은 여전히 불만의 대상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있지만, 워낙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워서 낮에도 사람들이 좀처럼 가까이 가지 않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실 분위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졸업생부터 가까운 선배들, 동기들도 귀신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밤에는 조금 그렇더라도, 낮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 했습니다. 사실 귀신보다 학점이 더 무서운 법이죠.
그날도 누구보다 더 나은 과제를 내겠다는 열정으로 거의 이틀을 철야한 끝에 만족할 만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작업 정리하고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밤중이라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손에 묻은 물감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아서 그 을씨년스러운 화장실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나 그곳에서 시간을 소요했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손을 씻던 도중에 검고, 가녀린 손이, 제 왼쪽 시야에 들어 왔습니다. 마치 제 시선을 확인이라도 하듯 제 눈앞에서 손이 흔들흔들 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친마음에 "아 뭐야, 정말." 하고 그 손길을 뿌리쳤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화장실엔 저 혼자였습니다. 인기척같은건 없었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피곤한 탓이라 헛것이 보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똑똑히 기억합니다.
목덜미부터, 제 어깨로. 손등까지 어루만지는 그 차가운 손길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소름이 돋아서 수돗물조차 잠그지 못한 채로 화장실을 나와서, 그대로 실습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누군가 장난친 거라 생각했지만, 그 날 불이 커져있던 곳은 예대 실습동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옆방인 연극영화과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로 옆 건물인 음대 실습동의 불이 꺼져있는 걸 화장실에 가기 전에 제 눈으로 확인했고 야간작업 신청한 학생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화장실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화장실 부근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 밑에서 야심한 시각에 한 여대생이 불미스러운 사고를 당하고 그 자리에서 목을 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 이후에 화장실이 생기고, 화장실에 갔던 사람 중 귀신을 목격한 사람이 속출하자, 그 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귀신의 출몰 빈도가 더욱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실습동을 철거하고 전 리모델링된 예대 건물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신설건물은 과 사정상 쓰지 못하고 다른 과에게 양도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예대 건물 화장실 창밖을 보면, 아직도 실습동 너머로 그 화장실이 보이곤 합니다. 왠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닐는지.
[투고] 카나이님
반
나켈
우워어
잠들수없는밤의기묘한이야기
사다코
공포팬
무섭다
불미스러운일을 당하자 절망하고 그자리에서 자살했다는거죠.
목을 맬 끈같은거야 뭐 허리띠나 넥타이 풀어서 쓰면 되니까
수뉘권
스티미어스
400화까지 앞으로 5화 남았습니다 ^_^
화이팅~
와우 순위권~
아 샤워하러 가야되는데.. 힝..ㅜ
닝기리
리모씨
흐훗
언제 봐도 재미있는듯///
포비
본인도 예대인지라 무서워서 못 읽고 넘겨버린 마음을 아십니까 ㅜㅜ
시몬
부치니치
햄짱
기기묘묘
혹시 미래의 자신인가요??
기기묘묘
도시괴담의 검은 손이 연상되서 적은 글입니다.
seimei
내가 다닌 학교는 예대가 없어서 저런 얘기가 없었죠;;
소녀오알
;;
겪으신 분은 심장 떨릴만큼 무서우셨을텐데..
약하다고 느끼셨으면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마셨어도 될 텐데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동의까지 구하려고 하시나요
글 쓰신 분 민망하게
나그네
카나이
옆 방 연극 영화과도 문까지 잠겨있었고...
옆건물인 음악관도 불이 꺼져있던 상태였어요 ㅠ
햄짱
▷◐재간둥이◑◈
카나이
돌아오는길에 공예과 건물을 지나쳐야 하는데...
낡은 환풍기가 내는 끼익끼익 소리때문에 더욱더 지나가기 힘들어요 ㅠ_ㅠ
반하루
햄짱
딘딜
푸우
한번쯤 당해보고 싶군요.
마음껏 느껴 줄 수 있습니다!!ㅋ
카나이
차가운건...죽어도 싫습니다...ㅠ
햄짱
럼블피시
쥬시콜
손으로 부터 위로 올라온다면 목졸라 죽는거ㅋㅋㅋ
방긋
ㅋㅋ
파라디스
바꾸심이....
햄짱
zz
야생소년
레드.K
아마도
동장
보영
김매
애주
보고 깜짝놀랬지모야 ㅋ ㅋ
매친넘
햄짱
햄짱
"아, 뭐야, 정말" 하고 탁 뿌리쳤다는 부분에서 폭소했어요.^ㅂ^;;; 정말정말 피곤하셨나봐요.=ㅂ=;
카나이
아마 실습동에 왔던 시간은 오후 4시.
카나이
애주// ㅋㅋㅋㅋ 나도 놀랬어 ~
근데 지금 이 글 문맥이라든가 좀 고치고 싶음.ㅠ
크레언.
daas
한번 물어봐야겠드..
흠흠흠
아햏햏
물을 끄고 와야지 우리나라는 OECP국가중 하나라고 못난놈 ㅋ
왕의남친
ㄱ-
0ㅅ0
룸싸롱
아무도 없는척 했다가 사람들어오면 놀래키는 귀신연기.. 굳 !
김희전
달팽
인간
소녀
그것도 귀신이 깃든 나무는 더더욱이요
꿈나누미
오싹한 기운
잠들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꾸나
꽥
미술쪽 건물을 사람들이 돈을 투자를 안해요..특히 순수회화
그래서 더더욱 무서워보임..
1
따스한 아가씨의 손길 까지는 좋은데..
그게 만약 투박한 아저씨의 손길이라면...아우우 ㅠㅜ
대략, 순위는 아가씨 > 귀신 >아저씨 ㅋㅋ
미츠쿠니
카마네기
알고보면
달마제자
카푸치노
어딜 어루만져 어루만지긴!!
아련나라
귀신
khe4685
절약가
찬바이
비밀방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