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나는 택시기사.

마지막 손님을 내려주고 나니 벌써 새벽 두시다.
날짜는 바뀌었지만 오늘은 아내의 생일.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야 될 터, 조수석에는 생일선물도 있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고개가 접어들었다.
여긴 평소 동료 사이에서 귀신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갑자기 왜 그런 이야기가 떠오르는 걸까.

어라, 저 앞에 오른 손을 든 젊은 여자가 서 있었다.
갑자기 오싹해졌지만, 택시 경력 10년의 직업의식을 무시할 수 없어 여자를 태웠다.

-어디까지 가세요?
-**연못까지.

여자의 대답에 나는 얼어붙었다.
신흥 주택지 안에 있는 그 연못은 최근 자살명소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네, 알겠습니다.

나의 대답에 여자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거울을 보는 것도 무섭고 여자의 우울한 기색에 운전할 경향이 아니었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집과 아내 생각이 났다.

도저히 이대로는 달릴 수 없다. 아, 집에 가서 아내에게 선물이라도 건네주자. 그러면 이해해줄지도 몰라.
아무 근거도 없었지만, 공포에 질려 판단력이 흐려졌었나 보다.

-오늘 아내 생일인데, 선물만 건네주고 와도 될까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은 없었지만 나는 그대로 하기로 했다.
도저히 이대로 목적지까지 가는 건 무리다.
여자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집 앞에서 차를 멈추었다.

-곧 돌아오겠습니다.

선물을 가지고 우리 집으로 들어갔다.

…….
…….
…….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 집이 이 근처입니다.

20분 정도 지났을까?
택시 뒷좌석에서 여자는 눈을 떴다.

-여긴 어디지?

낯선 풍경에 여자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운전기사도 없었다.

문득 살펴보니 한밤중인데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사람들이 바쁘게 출입하고 있는 집이 있었다. 여자는 택시에서 내려 방금 집에서 나온 중년여자에게 지금까지 일을 말했다. 그러자 중년여자는,

-아, 그렇습니까……. 아마도 남편일겁니다.

이윽고 중년여자는 울기 시작했다.
사정을 모르는 여자에게 중년여자는 계속하여 말했다.

-남편은 오늘 저녁 교통사고로…….
도시괴담의 다른 글
  1. 남궁코난

    오랜만에 1등입니다..

    대략.. 뭔가. 택시기사 입장에서 진행하다가 여자 입장으로 돌아서서인가요.. 아직 이해가 쉽사리 가진않군요.

    근데.. 날짜가 지나서 아내생일인건가요? 아내의 생일이 지나버린건가요?
    1. 달링

      보는시점을바꾸면...
      만약아내가다른남자와만난다면..유령은어땟을까?..
  2. seimei

    음..아마도 택시기사가 귀신이었단 얘기고 손님은 오히려 귀신한테 당했단 얘기아닐까요?
  3. 주온

    택시기사가 귀신이네요..

    교통사고로 죽은후 귀신이 되어 아내에게 생일 선물을 주려고 자신의 집으로 간 것 같아요;

    젋은여자는 유령택시를 탄 셈이되는군요; 아닌가?..

    식스센스급의 반전같은데.. 뭐 이리 복잡해 ㅠ;
    1. 반전

      중년 여성은 택시기사의 아내가아니었따 ㅋㅋㅋㅋ
  4. SECRET

    컥! 엄청난 반전이....!!!그렇군요...앞부분까지는 으레 흔한
    여자가 유령인 택시괴담인 줄 았는데 택시기사가 귀신이었던거군요...
    ㄷㄷㄷ
    그래도 왠지 슬퍼지네요, 그 날 죽어서도 택시를 몰고 그래도 아내생일인
    걸 잊지않아 집으로 선물을 주러간걸보면....
    1. 저글링

      택시기사가부인을엄청사랑했
      나봐요..
  5. redeye

    음.... 간만에 머리를 좀 써야 했음다.... -.,-;
    이제서야 이해가 좀... 헤헤 ^^;;
    근데 요새는 괴담들이 오싹하기보다는 좀 슬픈 듯.... ㅠ.ㅠ
    전번 '부탁'도 그렇고... 흑...
  6. 허거덩

    음.. 약간 으시시해요 ㅠㅠ

    더링님 감사해요 오랜만에 불켜놓고 자겠네요..
  7. 토정

    헉 급반전이네요...

    저여자 말고도 여러명 유령택시 탔을지도 흠...
  8. Flypup

    아.. 뭔가 아련한 내용이네요 ;ㅅ; 만화 같아요!
  9. 라디

    남편 부분에서 자기가 귀신인걸 모르는걸까요 .. ?

    죽은걸 인정하지 않는듯한 묘사가 불쌍하네요

    잘봣습니다
  10. 바나나킥

    이런 반전 요즘 너무 식상해요 ㅠㅠ
    반전에 너무 적응이되어 버린걸까요 ㅜㅜ....
    좀더 강력한 반전!!
  11. 개념이 뛰쳐나갔다.

    뭐시여! 그럼 여자는 자기가 택시 탄줄도 모르고 택시탄것이여? ........하아...여기 이해를 못하고 있는 1人.
  12. 촌놈

    죽어서도 일을하는 택시기사.

    당신에게 박수를..
  13. 더링님이 절 멘사로 보내주시려는 겁니까..
  14. S양

    와아-재미있어요!
  15. A군

    아마도 자살하려는 여자를 살려주고 아내를 만나기위해??

    1석2조 ㅋㅋㅋㅋㅋㅋ
  16. J양

    여자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걸 알고 자살하려고 택시를 붙잡아 연못으로 감

    남편은 아내 생일인 오늘 교통사고가 났지만 선물을 전해주러 집으로 감

    서로 쳐다보지않아서 모름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그런. .
  17. 꼭갱이

    슬프네요... 무섭기 보다 -_ㅠ

    죽어서도 택시기사 라는 직업에... 에휴 참 정직한(?) 분이군...
  18. 우아아아아악 귀신 꺼져버려

    잠밤기 보고있는데 방금 갑자기 커튼쳐진 창문에서 덜컹덜컹 하고 소리났어요ㅠㅠ
    무서워 죽겠어 우아아아ㅜㅜ 근데 계속 보고싶어서 컴터를 끌수가 ㅇ벗어요ㅠㅠ
  19. 오홋홋

    여자가 귀신인줄알았는데 여자가 낮선곳에와 둘러보았다는것이 이상ㅠㅠㅠ
  20. ehdrud

    식스센스...?
    1. 청월

      그게 내가 니 애비다. 라는 반전이 나왔던 영화일걸요? 아님말고 ㅎㅎ
  21. 우주신

    머리가 나쁜 사람은 이제 괴담도 즐길 수 없는건가..!!!
  22. 구월령

    택시기사가 귀신이고 여자손님이 산사람입니다.
    감동적이네요 죽어서까지 아내를 생각하다니 저도 아내에게 잘해줘야겠습니다.^^
    죽을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