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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기숙사 건물은 1, 2층은 실기수업 교실로 사용되고 3층이 1학년 기숙사, 4층이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각 층마다 방이 9개씩 있고 방이 꽤나 넓어서 한 방에 열 명씩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아, 3학년은 어디서 생활하냐고요? 3학년은 1, 2학년 방에 한 명씩 배치(!)되어 방장으로 생활합니다.
-1-
어느 일요일, 다른 친구들은 고향에 내려가고 방에는 저와 방장 언니만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리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었고, 방장언니는 책상에서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언니가 '**야~' 하면서 자리에 없는 저희 방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왜 그럴까 싶어서 언니를 쳐다봤는데 방장언니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울먹거리며 크게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언니를 계속 달래주었고, 10여분이 지나야 진정이 된 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딨어? 걔 어딨냐고?!"
"어딨어? 걔 어딨냐고?!"
"어딨어? 걔 어딨냐고?!"
언니가 거울을 보고 있는데 거울 뒤로 저희 방 아이 중 한 명이 교복을 입고 언니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방에는 언니와 저 단 둘이었고… 그 아이는 이미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서 기숙사에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2-
며칠 후, 309호에 있는 한 친구가 저희 방으로 울면서 찾아왔습니다.(제 방은 301호입니다) 그 친구 왈, 야간자율학습까지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방으로 돌아가는데, 복도 앞에 방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왠지 이상하게 절뚝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답니다.
"야, 같이 가~" 하고 불러 세웠는데도 친구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방으로 들어 갔고, '쟤가 무슨 생각을 하길래 못 듣지' 하고 천천히 방에 따라 들어갔답니다.
하지만 방에 들어가보니 이게 왠걸, 방이 어두컴컴했습니다. 장난이라고 생각한 제 친구는 형광등 스위치를 켜고 방을 다 살펴보았지만 친구는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방 안에 있는 게 혼자라는 사실과 아까 방으로 들어온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오버랩 되면서 친구는 순식간에 공포에 잠식되어 제 방에 온 것입니다.
-3-
그 일이 있은 후,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309호를 시작으로 귀신을 봤다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제 방인 301호, 3일 후인 309호… 그리고 다음 날부터 308호, 307호, 306호, 305호, 304호 이런 식으로 계속 귀신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안 나지만, 기숙사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친구를 보고 방에 들어왔더니 이미 그 친구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고 있었다던지... 기묘한 소음과 함께 누군가가 자신의 발을 세게 밟고 가서 불을 켜봤더니 방 아이들은 전부 깊이 잠들어있었다던지... 말입니다.
-4-
덕분에 303호 아이들은 겁에 질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자신들의 차례일 것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지만, 학교 기숙사라는 폐쇄집단적인 공간은 아이들의 절반 이상을 겁에 질리게 만들기 충분했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없었고 차츰 안심해갈 때쯤, 자려고 누운 아이들 중 두 명이 방 귀퉁이 창문 근처에서 공중에 떠있는 아저씨를 보았답니다.
마치 저승사자처럼 갓을 쓰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침, 방 인원 10명 전원이 한 번에 같이 월경을 시작한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기숙사 같은 방 아이들이 주기가 비슷해지는 일은 흔하지만 한 번에 다같이 시작하는 일은 없습니다. 게다가 그 중에선 그 이전 월경이 끝난 지 2주밖에 안 지난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도 귀신은 종종 목격되었는데, 기숙사가 약간 술렁이긴 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고,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무서워했나 싶습니다. 어쩌면 영화 <어느 날 갑자기>처럼 저희 기숙사에는 뭔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귀신이든 입시에 억눌린 우리들의 마음이든.
[투고] zerror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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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요일, 다른 친구들은 고향에 내려가고 방에는 저와 방장 언니만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리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었고, 방장언니는 책상에서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언니가 '**야~' 하면서 자리에 없는 저희 방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왜 그럴까 싶어서 언니를 쳐다봤는데 방장언니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울먹거리며 크게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언니를 계속 달래주었고, 10여분이 지나야 진정이 된 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딨어? 걔 어딨냐고?!"
"어딨어? 걔 어딨냐고?!"
"어딨어? 걔 어딨냐고?!"
언니가 거울을 보고 있는데 거울 뒤로 저희 방 아이 중 한 명이 교복을 입고 언니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방에는 언니와 저 단 둘이었고… 그 아이는 이미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서 기숙사에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2-
며칠 후, 309호에 있는 한 친구가 저희 방으로 울면서 찾아왔습니다.(제 방은 301호입니다) 그 친구 왈, 야간자율학습까지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방으로 돌아가는데, 복도 앞에 방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왠지 이상하게 절뚝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답니다.
"야, 같이 가~" 하고 불러 세웠는데도 친구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방으로 들어 갔고, '쟤가 무슨 생각을 하길래 못 듣지' 하고 천천히 방에 따라 들어갔답니다.
하지만 방에 들어가보니 이게 왠걸, 방이 어두컴컴했습니다. 장난이라고 생각한 제 친구는 형광등 스위치를 켜고 방을 다 살펴보았지만 친구는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방 안에 있는 게 혼자라는 사실과 아까 방으로 들어온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오버랩 되면서 친구는 순식간에 공포에 잠식되어 제 방에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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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후,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309호를 시작으로 귀신을 봤다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제 방인 301호, 3일 후인 309호… 그리고 다음 날부터 308호, 307호, 306호, 305호, 304호 이런 식으로 계속 귀신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안 나지만, 기숙사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친구를 보고 방에 들어왔더니 이미 그 친구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고 있었다던지... 기묘한 소음과 함께 누군가가 자신의 발을 세게 밟고 가서 불을 켜봤더니 방 아이들은 전부 깊이 잠들어있었다던지... 말입니다.
-4-
덕분에 303호 아이들은 겁에 질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자신들의 차례일 것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지만, 학교 기숙사라는 폐쇄집단적인 공간은 아이들의 절반 이상을 겁에 질리게 만들기 충분했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없었고 차츰 안심해갈 때쯤, 자려고 누운 아이들 중 두 명이 방 귀퉁이 창문 근처에서 공중에 떠있는 아저씨를 보았답니다.
마치 저승사자처럼 갓을 쓰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침, 방 인원 10명 전원이 한 번에 같이 월경을 시작한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기숙사 같은 방 아이들이 주기가 비슷해지는 일은 흔하지만 한 번에 다같이 시작하는 일은 없습니다. 게다가 그 중에선 그 이전 월경이 끝난 지 2주밖에 안 지난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도 귀신은 종종 목격되었는데, 기숙사가 약간 술렁이긴 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고,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무서워했나 싶습니다. 어쩌면 영화 <어느 날 갑자기>처럼 저희 기숙사에는 뭔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귀신이든 입시에 억눌린 우리들의 마음이든.
[투고] zerror님
雜句(잡귀)
꼭 한번 가보고 싶군요 ... 흐흐흐흐
푸핫
더링
생일 축하드립니다.^^
달의 축복
타이푼
역시기숙사...
폐쇠적인 공간이라 그런지~!
한층 공포감이 배가된듯한....
Cehn
이야;;그나저나 읽어내려가다가 월경이야기에서 흠칫;
하루이틀 차이로 비슷한 경우는 많아도.. 한 방인원,그것도 열명씩이나;;
확실히 뭔가 있는거리도 모르겠네요 ㅇ<-<
naya
zerror님 생일 축하드려요~
p군
...
저승사자는 피 냄새를 맡고 찾아온 것일 수도...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ㅛ-;;
p군
피가 난무하는 ... (-_-) 이야기였네요...;;;;;;
란테어
Ryuha
zerror님 생일 축하드려요~^^
mingming
생일 축하드려요~~^^*
집행인
일본의 기숙사 괴담에는 매일 밤 일정한 시간에
전체 기숙사의 벽을 통과하는 유령의 이야기가 있더군요
학생들의 비명소리가 순서대로 파도를 타고...
당시 제보자는 날 잡아 밖(끝 벽)에서 대기했는데 비명의 파도 끝에 아무 것도 안 나왔답니다
zerror
어디서 많이보던 기숙사다..라고 했었는데*-_-*;;;
더링님 그리고 여러분들 감사해요;ㅁ;/♥
coolgirl
친구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누군가들.
정말 오싹합니다!
류주
아무래도 입시위주의 억압적인 생활과 공동체의 어떤 것이 맞물려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당..
잇힝~
프랭크
이름이라도 알려주세요.
zerror
강일여고라고......귀신 안보고 졸업한 학생이 없을 정도의 기숙사였죠.
매일밤이 흥미진진[...]
seimei
참 제로님 생일 축하드려요!!
께록
아긍...
기숙사엔 살아본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장단점은 있겠죠^^
아무튼...
귀신은 무서워요ㅠㅠ
안졸려
근데 혹시... 학교가 낙성대전철역 근처?... 아님 말구요 히히
저도 고딩시절 여학생기숙사에서 생활했던 6개월동안 수많은 귀신소동을 목격!
이 아니라 당사자들에게서 전해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초 울트라 둔녀라서...
남들 다 보는것도 못보고 결국 소득없이 그곳을 떠났다는 슬픈 이야기란 거죠. 쿨럭...
White_Ash[白灰]
기숙사에도있고 수련원같은 곳에도 있고... 하필이면 친구들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귀신이라니.. 친근한 모습으로 사람을 방심하게 만들어서... 아 상상하기 싫네요
그리고 zerror님 생일 축하드려요
시지프스
주말이라 생일파뤼 거하게 하시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호호호호
기숙사 생활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학교.. 기숙사.. 병원 이런곳은 왠지 섬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긴.. 불꺼진 건물은 다 무서워 ㅠㅠ
margairta
기숙사 생활 해 보고 싶었는데 서서히 맘이 바뀌고 있습니다-_-;;;;
윈드토커
생신 축하드려요 ^^
유그드페인
미닫이 장을 밤에 열면 누군가가 쭈구려 앉아 있다던가,
2층인데 창문밖에서 누가 쳐다보고 있다던가,
안그래도 창문근처서 부는 바람소리가 완벽한 귀곡성이었는데 말입니다-_-;;
뭐, 지금 살고 있는 대학기숙사는 귀신같은게 나올 수 없는 곳이라 상관없지만...(...)
뻬꼬뻬꼬
여름보다 더 찌릿찌릿한 공포네요..=_=;;;;
어째 등이 무거워 지는 느끼...임....'''';;;;;
그나저나 생일 축하드려요~~~
여리작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귀신이라 생각하는 모습들 중에는 그런 영상.들도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월경을 같이 시작한건 굉장히 흥미롭네요. 같은 공간에 사는 여자들의 생리주기가 비슷해진다는(서로의 호르몬에 자극받는답니다)얘기는 들었지만...
선우린
하루 늦었지만 저도 생일 축하드립니다~
사유리
얼터메이텀
대학교 남자 기숙사라면........ 밤새 술마시고, 담배피우고, 술 취해서 문 부수고 --; 워낙 다이나믹하다보니 공포스러울 여지가 없었던 것 같네요~
여고 기숙사라면 분위기가 좀 다르겠죠......
루미D
지금 해가 쨍쨍해서 다행입니다.ㅠㅠ
김매
사유리
하르크자엘
리플보고 배잡는다는....
저승사자가 피냄새를 맡고오다..ㅋㅋㅋ피가 난무..ㅋㅋㅋ
홍민기
그리고 스리즈로???
앵두
기숙사에 귀신이 좀있죠 ㅋㅋㅋㅋㅋㅋ
진정한순이
공포를좋아하는저로서는정말금광을찾은기분이네요.ㅎㅎ
감솨함돠.ㅎ
이뮨
허거덩..;;;;;;;;;;;;;;;;;;;
위엣분.저도 여기 처음 알았을떄 그런 느낌이었어요 ㅎㅎ 금광을 찾은 느낌.
이뮨
이제 곧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귀신도귀신이지만..인간이..더..
클라미스
세상™
취조반장ㅡㅡ+
여러 지역의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다보니
특별한 일들이 많을것 같아여
그중에서 귀신도 빠질수 없을것이고...
하늘을나는천사
청룡
블로그:http://blog.naver.com/tbh04050.do
월경 주기의 경우...
섹11스
보살아들
좀비들의움직임
헐......her헐........
아.....저로 말할것 같으면 '혹.......'과 '글쎄요........'와 '응??????'입니다
ㅎㅎ 님들의 댓글 상황에 따라 이름이 변하지요..ㅎㅎ
헌데......이번에는 싸우자 귀신아님이 안 오셨네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