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09화 - 금정산


제가 고등학교 때의 이야기입니다. 2005년쯤이었을 겁니다. 1호선 밖에 없던 부산 지하철에 2호선이 생긴 해였습니다.

부산에는 금정산이라고 하는 큰 산이 하나 있습니다. 산이 높아서 큰 산이 아니고, 그리 높지는 않은데 넓이가 넓게- 큰 산입니다. 산이 가파르게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돌이 많지 않아 편한 구간은 정말 등산하기에 쉽고, 약수터도 많아 동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제가 하복을 입고 있었으니 여름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루는 동네 뒷산으로 등산을 갔던 아주머니 한분이 등산로에 버려진 검은색 비닐봉지 한 무더기를 발견하셨습니다. 모두의 재산인 산에 어떤 고얀 놈이 이런 만행을, 호쾌하게 들고 내려오시려 했는데 비닐봉투 하나하나 전부다 빵빵하게 가득 차서, 이중으로 꽉 묶어놓은 지라 무거워서 한 번에 다 들고 내려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선 양손에 하나씩 들고 내려가기로 하시고 들고 내려와서 등산로의 입구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셨습니다.

사건은 다음날 시청에서 온 청소하시는 미화원 분들이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해체하셨을 때 터졌습니다. 생활 쓰레기 투기인 것으로 짐작하고 들고 내려와서 버린 봉투 안에 사람의 유실된 시신의 일부로 보이는 것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죠.

거기 한가득 쌓여 있었던 봉투가 전부다 사람의 시신이었다는 것 까지는 듣지 못했지만, 넓고 큰 금정산 일대에서 시신이 든 봉투가 랜덤으로, 정말 랜덤으로 여기저기서 속출했고, 급기야 경찰에서 등산로나 산에서 꽉 차 있는 검은색 봉투가 발견되면 들고 내려오지 말고 위치를 기억해서 경찰서나 관공서에 와서 신고하라는 공문이 내려올 정도였습니다. 봉투가 제법 모였지만 워낙 작게 나누어 져서, 신원은 고사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분이 안 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뒤로 수사에 큰 진전이 없는지, 따로 들려오는 소식 없이 서서히 잊혀 졌습니다. 가을이 되어서인가?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비교적 작게 조각나지 않은 두 번째 시신의 부분이 나왔습니다.

그때 당시 부산 지하철 2호선이 개통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니지 않을 때였습니다. 특히 북구는 그 당시 새로 개발 된 지 얼마 안 된 신도시라 더더욱 사람들이 없었지요. 지하철 2호선 중에 수정역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의 화장실이 보통 지하철 화장실보다 유난히 음습하고 구석진 곳에 박혀 있습니다.

수정역의 여성 화장실에서 여성분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은 뉴스로도 나온 것이라 정확히 기억납니다. 화장실에 칸이 두 개인가 밖에 없는데 한 칸에서 유명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이 있어서 우연히 들어간 여성분이 어머니, 저 횡재했어요. 했는데, 그 안에 들어 있던 건 사람의 다리였던 거죠.

그 뒤로도 수사가 한참 진척되었는지 모르겠는데, 범인을 잡았다는 말은 없었고 봉투가 금정산에서 발견 되었을 때부터 계속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소문만 무성했습니다. 지금은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고, 회자 되지도 않지만 가끔 궁금해집니다.

범인은 잡았는지, 피해자는 누구였는지, 과연 그 넓은 금정산에서 발견된 시신의 조각들이 한사람의 것이었는지 말입니다.

[투고] 고등어님
  1. 토끼

    음?
  2. 렉스

    언제적 일인가요?
    금정산 토막살인으로 검색하니 몇건 나오네요.
    2003년도 사건도 있고..
  3. 잠못드는밤

    저도 부산사는데 장산으로는 자주가는데 금정산은 잘 안가서..토막내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멘탈인지 진짜..세상이점점무섭게변하네요ㅋ
  4. 소녀오알

    도대체 살인자체가 미친 멘탈인거죠..
    이런류의 실화가 귀신이야기보다 더 무섭습니다.
  5. 시샵

    간만에 글올라왓네요 잘읽고 갑니다 ㅋ
  6. 저기 2005년이면 3호선이 생겼을때 아닌가요 흑ㅠㅇㅠ
  7. TQ

    사람이 가장 무섭단 얘기가 괜히 다온게 아니었군요 ㅠㅠ
    전 귀신,사람 둘 다 무섭네요 ㅠㅠ
  8. 오오오!!

    어머니, 저 횡재했어요. 부분이 전 왜이렇게 웃기죠 ㅋㅋㅋㅋㅋㅋ
  9. 개드립넷으로 퍼가요

    잘 보고 있습니다.
  10. 새벽이언니

    무섭네요;;;
    횡재가 비명으로 순식간에 변한 그 분께는 위로를..
  11. 페레

    실제 금정산이 있는 북구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희 동네 이름은 밝힐수는 없지만
    어떤 가게 아주머니가 실종되고 사람 찾는 전단지가 붙고는 그랬습니다.

    아주 놀라운 사실은 잡힌 유력한 범인이 남편인걸로 밝혀져서
    흉흉한 적도 있었죠 2005년도에 금정산에 자주 등산갔는데 뉴스에서 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서 산에 혼자 못가게 하곤 하더군요
  12. 수정역에 사는데.. ㅅㅂ
    괜히 읽었네..
    캐슬 생겨서 사람 졸라 많이 왔는데.
  13. 무서웡

    네이버에 외국연쇄살인사건으로 검색하면 지식인 질문에 답이올려져있는데요 외국의 유명한 연쇄살인범들 얘기가 주우욱 올라와있고 그 뒤에는 한국의 끔찍한살인사건들에 대한 얘기들이 있는데 그중에 5일동안 시체를 토막내서 금정산자락에 내다버렸다는 어떤 여자살인범의 얘기가 나와요..상자에 담아뒀다버렸다고 나오긴하는데, 거의 형체를알아볼수없는 상태였다고하니.. 혹시...
  14. 친구

    나도 금정산 근처에 사는데 온천장... 무섭네 범인이 치밀한 놈인건 사실이네
  15. 1

    토막변사체 신원 밝혀져(속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0305756

    토막살인 용의자로 30대 동거녀 검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0305800

    저 사건은 뒤져도 안 나오네요.기억에서 착오가 있는 듯..
    아마 저 03년도 사건을 기본으로 한 카더라를 투고하신 듯 합니다.

    99년도에 토막살인이 한 건 있구요.이건 용의자가 자살했네요.겨울에 일어난 사건이구요.
  16. Clyde

    토막살인이 아주 엽기적이고 치밀한 범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흔하고 우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시체는 당장 처리해야 하는데 숨길 곳도 없고 옮기기도 무거우니까 결국 떠올리는 방법이 토막내서 버리는 거래요.
  17. 2-

    경찰들 말들어보니 의외로 토막살인범은 잡기가 쉽다고 하더군요.
    대다수의 범인이 피해자와 가까운 사람들이라 피해자 신원만 확인되면
    범인 윤곽이 바로 드러난다네요. 그래서 그런지 판례집들 읽다 보면 토막살인범
    대다수가 남편, 아내, 자식, 아니면 가까운 친구 같은 의외로 가까운 주위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람은 정말 무서운 존재 같습니다.
  18. 지나가다

    지나가던 부산사람입니다. 부산에 2호선 지하철이 생긴 건 1999년입니다. 2005년이면 위에 어느 분이 말씀하신 대로 3호선 생길 때쯤입니다. 실화괴담이라고 하기엔 첫 줄부터 문제가 있네요 ㅋㅋ
  19. 엿니

    ㄷㄷㄷ무섭네요
  20. 흐미

    하 제가다니는 대학이 금정산에 있는데...ㅠ무섭네요
  21. 천사의 사랑

    금정산...ㄷㄷ
  22. 호양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더 무섭군요.
  23. 이글구라인듯요 2호선 그전부터있었어요
  24.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