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인가, 8살이었던가……. 1983년 봄일 겁니다.
그때 저는 화곡동의 주공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시범아파트라고 해서, 서양식 마당이 있는 단층주택과 3층짜리 아파트로 이루어져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파트단지였습니다. 어른들 술자리에서 박정희때 지었다고 흘려 들은 기억이 나네요.
저는 그 마을이 마음에 무척 들었습니다. 사람냄새 나는 아담한 단지가 지금도 가끔 기억이 나요. 낮에는 동생(당시6살)과 저 둘만 집에서 놀곤 했어요.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였고, 우리집엔 어린 우리들을 봐주시던 아주머니가 오셔서 밥도 주시고 청소도 해주시고 하셨어요.
우리가 자주 놀던 놀이방 문손잡이는 부서져있었습니다. 집이 낡아서 놀다가 부셔먹은 거 같아요. 손잡이는 빼버리고 문을 닫을 수 있도록 닫히는 곳에 뭔가 끼워놓고 테이프로 붙여놓았었어요. 문은 안으로 열리는 구조였기 때문에 빨랫줄로 고리를 만들어두었어요. 잡아당기면 문이 안으로 열리도록.
그날도 우리는 그 놀이방에서 문을 닫고 놀고 있었습니다. 집엔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더 신나게 블록을 만들고 부수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 놀고 있었는데, 동생이 오줌마렵다고 화장실 갔다 오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문이 안 열린다고 하네요. 고리를 당겨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고리가 문이랑 같이 끼어서 밖으로 나가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이 안 열렸던것이지요. 안으로 열리는 문이라 당겨서 열어야 했는데, 당길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문고리가 없었거든요.
동생은 오줌이 마렵다고 칭얼대고 있었고.. 형으로 뭔가 해야 했던 저는 창문 밖을 보았습니다.
우리 집은 3층이었고, 3층쯤은 뛰어 내려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때 당시 TV에서 자주 보던 프로가 바야바라는 외화였습니다. 헐크랑 비슷함.) 저는 창문으로 뛰어내려 밖을 돌아서 문밖에서 밀어서 문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층 아래 밖을 보니 창밖은 자갈이 조금 깔려있었습니다. 하늘을 보니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구름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죽기에 좋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창에 매달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낮은데서 떨어지면 덜 아프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동생이 그러지 말라고 울고 있었지만, 전 어렸지만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손을 놓았습니다.
위를 보며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때 허공에서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나타난 건 아니고, 원래부터 거기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그걸 본 거 같았어요. 하얀 수염을 기르고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표정이 보일 거리는 아니었는데 느낌에 그 사람은 인자하게 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별일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자갈밭에 발부터 떨어졌습니다. 몸은 옆으로 쓰려졌고 엄청난 고통과 공포가 몸을 엄습했습니다. 이렇게 죽는 건가……. 배가 아파서 숨을 실수가 없었어요. 떨어진 곳은 아파트 뒤쪽이라 인적이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아파트 옆쪽으로 기어갔습니다.
큰길가로 결국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릴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언덕에서 올라오시다가 저를 발견하셨어요.
저는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부러진 곳은 없었고, 팔뼈에 금이 조금 갔다고 했어요. 며칠 입원하는 동안 간호사 누나들이 슈퍼맨놀이 어쩌고 하며 절 보고 웃고 지나가곤 했습니다. 그 수염할아버지는 누구였을까……. 왜 거기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주위에 물어봐도 슈퍼맨놀이 하다가 떨어진 아이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그 할아버지 덕분에 내가 무사했던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땐 가벼웠고, 발부터 떨어져서 크게 다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할아버지도 '그래선 죽지 않아' 라고 웃고 있던 건 아닐지. 그 분은 누구였을까요. 조상님이었을지도…….
[투고] 하레이션님
오오오옹
할아버지의 웃음..
국수땡겨아힝
도미너스
"훗. 쬐끄만 게 참 가지가지 한다."
이런 느낌?!
얼터메이텀
얼터메이텀
(딱히 투고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라서~)
업무 특성상 출장을 많이 다니는데 광양시의 어느 모텔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을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있는데.......
느닷없이 현관의 센서등이 켜졌다가 꺼지더군요...... -.-;;;
그냥 '고장인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잠시 후 잠이 살짝 들려고 할때...... 느낌이 오더군요
가위
몸이 서서히 조여지는 듯, 발끝에서부터 굳는 듯한 느낌이 올라오고
누군가 침대위에서 껑충껑충 뛰는 듯 진동이 느껴지고~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위인가 보다' 하는 촉이 온 덕분에
온갖 정신을 집중하고 손가락 부터 까딱까딱 거리면서
가위는 금새 풀렸습니다.
침대에서 느껴지던 진동도 어느새 사라지고...... 조용해졌죠
그리곤 앞서 잠들기 전 느닷없이 불이 켜지던 현관 센서등이 머리에 떠오르며
제가 알고 있는 온갖 괴담들이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ㅠㅠ
결국 방 불을 켜 놓고, 밤새 TV를 보다가 겨우겨우 억지 잠이 들었었죠.
본격적으로 가위에 눌려서 뭔가를 본것도 아니고 하지만 센서등과 연결해서
당시엔 꽤나 공포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여전히 출장을 자주 다니며 모텔에서 숙박을 많이 하는데
모텔이 지어진지 오래되었든 최신식든 관계없이 가끔 쉽게 잠들기 어려운...... 괜히 기분이 묘한 곳들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24시간 가동되는 케이블 티비가 참 고맙기도 하죠 ㅠㅠ
그냥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뭐지
염라대왕
웬 꼬마아이 죽을때가 됬으니 내가 직접 인수인계하라고 지시가 내려왔죠.
그러나 감히 하급 저승사자가 염라대왕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괴씸했고 그걸 따르기도 싫었으며, 또 귀찮기도 해서 걍 그 아이를 충격만 적게 주고 (죽지만 않게 고통만 줄여줌) 걍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가슴높이에서 떨어뜨렸으니 팔 하나 부러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팔 하난 부러졌군요.
3층에서 꼬마가 떨어지면 사망입니다.
꼬마의 뼈다귀는 약해서 잘 부러지거든요.
그래서 사망입니다. 내가 그날 안 잡았으면 죽었을 걸!?
그래도 슈펴맨 놀이 하는 멍충한 꼬맹이 교육 시킬 겸해서 팔부러지는 정도의 고통은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그정도 고통은 줬습니다.
그래야 슈퍼맨 놀이 안하지~
그리고 3층에서 떨여서저 안 죽으려면 적어도 초6 나이가 되어야 해!
그리고 얼터메이터님 전 가위 눌리면 그런짓 하는 귀신에게 싸대구 날립니다...
그러고 보니 아마 그 꼬맹이는 나보다 나이가 많을지도 모르겠네. 그후에 내가 육신을 같고 태어났으니까..
레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