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27화 - 짖는 개

1.
전 개를 비롯해 모든 동물들을 좋아합니다.

지금도 많은 동물들을 키우고 있지만 그중 한살이 조금 넘은 수컷 슈나우저에게 가장 애착이 갑니다. 지인에게 강아지일 때 받은 개인데, 이 분이 저에게 이 강아지를 분양해줄 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야 너 그거 알지? 슈나우저가 귀신 엄청 잘 보는 개래. 이 녀석 엄마도 귀신 엄청 잘 본다고 소문나있어~ 해병대에서도 데려가려고 할 정도라고!"

사람보단 짐승들이 감각적으로 훨씬 발달하여 귀신을 더 잘 본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왠지 내가 그런 섬뜩한 녀석을 입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처음엔 믿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 녀석이 4개월째에 접어들었을 무렵, 전 이때까지만 해도 제 침대 옆에 개집을 놓고 늘 함께 한 방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저희 강아지와 저 모두 곤하게 잠들어 있던 때였죠. 아직 어릴 때라 한번 잠들면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던 녀석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것입니다. 잠결에 들은 소리이지만 저희 집 개가 일어나는 소리만큼은 분명하게 듣는 저였습니다.

일어나기만 했으면 또 모를까요, 갑자기 저희 집 강아지가 으르렁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허공에 보면서요. 강아지는 제 바로 앞에서 조금 위를 보고 계속 으르렁거리다 급기야 짖기 시작했습니다.

키우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슈나우저는 어렸을 때부터 짖는 소리가 남달리 큽니다. 오죽하면 집지킴이 개로도 사랑을 받겠어요. 몇 분 정도 짖다가 강아지는 짖기를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귀신이 강아지 짖는 소리에 겁먹어 도망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2.
요즘 들어 밤이면 집에서 자주 발을 헛디디곤 했습니다. 집안에서 양말을 벗은 맨 발임에도 수차례 넘어지곤 했지요. 전 항상 덜렁거리는 제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제 방으로 들어가려다 발을 헛디디고 말았습니다. 그때 졸다가 방에 들어간 상태여서 정신이 몽롱한 채로 넘어져 더욱 아팠습니다.

제 뒤를 따라 들어오면 저희 집 개가 또 허공을 보고 짖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일어나면서 뒤를 돌아보니 검은 형태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림자처럼 형태만 보이고 디테일한 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집에는 저 혼자였을 텐데……. 누군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얼마 전에 개가 허공을 바라보며 짖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무서워서 넘어진 채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윽고 개가 짖던 걸 멈추고, 저한테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다가왔습니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그 녀석을 보니 다시 일어날 용기가 생겼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행인 건 그 뒤로 제가 넘어지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저희 집 개가 장난을 치던 귀신을 쫓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녀석은 제 곁에서 두고 싶습니다.

[투고] 애견인님
  1. 스큐즈

    와..영특하네요...
  2. 크앙

    개디가드?
  3. 스미트

    도그가드~
  4. 뿌요네집사

    저는 고양이를 키우는데...
    가끔씩 이유없이 허공을 뚫어져라 볼때가 있어요...
    특히 품에 안고있을때... 제 머리 위를 볼때면... 가끔 소름이...ㅠㅠ
    1. 붉은달

      그건 아마 먼지 때문일겁니다. 고양이 눈에는 미세한 먼지도 보이거든요. 고양이를 요물이네 뭐네하는 편견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을 응시한다, 귀신을 본다고요. 고양이는 귀신을 본다고 요물이라고 손찌검까지 하면서, 왜 똑같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개는 요물이라고 하지 않는 걸까요.
  5. 한글대왕

    우리집 똥강아지도 엄청 많이 짖는데...근데...시도때도없이 짖어서 시끄러워 죽겠다!!!ㅠㅠ
  6. 도미너스

    오랜만에 섬뜩했네요.
  7. 보디개드

    멍멍!
  8. 뻐하하

    일어나면서 뒤를 돌아보니 검은 형태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림자처럼 형태만 보이고 디테일한 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집에는 저 혼자였을 텐데……. 누군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얼마 전에 개가 허공을 바라보며 짖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무서워서 넘어진 채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일어나면서 뒤를 돌아보니'라고 했는데, 끝에는 '넘어진 채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라뇨?
    1. ㅇㅇ

      그니깐 그 상태로 넘어지듯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들수 없었다..아닐까요 ?
  9. 흐흐

    이거 보고있는데 골목에 고양이가 갑자기 울어대서 분위기를 잡아주는군요..
  10. 루돌프

    꼭! 영리한 개를 키울겁니다. 고양이랑 같이 .....
    그 슈나우져 참 기특하네요.
  11. 소름돋네

    이 글 보고나니깐 혼자 살면서 개를 키울까 생각하려니깐 갑자기 무서워졌음 개가 허공에 대고 짖는다는 것 자체도 이상한데 거기다 귀신을 본다고 하니 으...
  12. 와, 무섭네요.......

    와, 무섭네요.......
  13. 이다영

    GOOD~~~
  14. 마루

    저히집은 암컷 슈나우져 키우는대요 전 침대에 눕고 마루 (강아지)는 제 다리 사이에서 자고 있었어요 그맘때쯤엔 거의매일 악몽을 꿨었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한참 악몽을 꾸다가 마루가 짖는 소리에 깻는대요 문 밖을향해 짖고 있더라구요
    잘 안짓는 녀석이라 당황해서 꼭 안고서 갠차나 갠차나 달래니 금방 조용해 져서 안고 잣는데 정말 푹 잘 잤습니다 그 후론 악몽도 잘 안꾸개 됬습니다
  15. 개는

    짖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