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유상곤
주연: 신현준, 송윤아
시간: 92분
개봉: 2004년 6월 11일
일단 본문에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페이스]를 진지하게 관람하실 분[과연 계실지]. 또는 신현준의 팬이신 분은 본문을 읽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본문 [보기]
먼저 문제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영화의 장르는 무엇일까요?
[1] 공포영화
[2] 멜로영화
정답은 공포영화가 되고 싶었던 멜로영화였습니다.[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 처음부터공포영화를 표방했던 [페이스]. 하지만 후반들어 이현민과 정선영의 애뜻한 러브스토리를 연출해 이것이 공포영화인지 멜로영화인지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둘이 어떻게 사랑에 빠졌을까요? 네. 복안하다가 손 한번 스쳐서입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손이 한번 스치기 전까지 정선영을 무시하던[업계용어로 쌩까던] 이현민. 그러다가 복안중에 손 한번 스치니까 안색이 달라지면서 사랑에 빠집니다.[..] 여성 여러분. 앞으론 손 조심하시길.
그리하여 개연성없는 단지 관객에게 슬픔을 전해주기 위한 뻔한 의도의 멜로적인 요소는 관객들에게 전혀 감정이입되지 않았고[사실 신현준의 연기도 한 몫 했습니다] 결국 공포와 멜로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치게 된 것입니다.
[복안? 그게 뭔데?]
올해 한국 공포영화의 첫번째 주자로 나온 [페이스]는 복안[復顔]이란 독특한 소재를 다뤄 화제가 되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팀 복안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할 정도로 디테일한 면을 더하려고 했던 페이스.
하지만 그런 기술적 시도는 단지 [송윤아가 귀신이다] 라는 반전을 위한 장치로만 쓰일 뿐. 복안이란 독특한 소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페이스의 주인공인 복안 전문가 이현민[신현준 분]. 그는 딸의 간호를 위해 복안을 거절합니다만. 거절한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원혼을 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현민은 복안을 재개하여 수사에 협력하게 되는데. 이현민에게 나타난 원혼은 이현민이 복안을 재개해서 자신의 죽음을 알려주고 범인을 밝혀주길 바랬던 것입니다.
허나 복안 전문가 이현민, 그는 사건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나요? 오히려 사건은 형사들에 의해 해결됩니다. 처음부터 원혼은 이현민이 아니라 형사들에게 나타났어야 사건이 더 빨랐을 겁니다.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나요?]
극중에서 공포적인 효과를 담당하는 귀신. 하지만 귀신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않아, 무서움보다는 관객에게 어이없음을 안겨줍니다.
일단 신현준에게 나타나는 귀신의 모습. 영락없는 [링]의 사다코입니다. 준비한 스크린샷을 보시면 납득하실 겁니다.
스크린샷 [보기]

누구에게나 세면하는 날은 있습니다.

앗. 거울에 비치는 그녀는 사다코?[링에서 사다코가 지나가는 시컨스랑 동일합니다]

[뭐가 지나갔나?] 불안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도 없습니다.[너무 익숙하죠?]

[기분 탓인가?] 하고 돌아서지만.

두둥~

정말 식상하네요~![개그콘서트中]
하지만 이 시컨스가 끝이 아닙니다. 나중에는 대놓고 [링]의 유명한 그 장면을 따라 합니다.[좌우 대칭으로 효과만 참신]
스크린샷 [보기]

피로 적혀신 아무도 없는 거실.

뭔가 나옵니다.

네. 역시 [그녀]입니다.
화면이 어두워서 그 후의 장면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만. 이현민 앞으로 기어와서 일어선 다음에, 머리카락으로 가리워진 한쪽 눈 한번 째려봐주는 모습은 [링]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그리하여 [링]의 공포효과를 벤치마크한 페이스는 영화내내 시종일관 사다코의 모방품만 양산한 채 공포효과를 남발하여 나중에는 [쟤 또 나왔어?] 라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론 히로인이자 귀신인 정선영[송윤아]는 낮에는 멀쩡히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밤에는 스크린샷에 보이는 것처럼 사다코의 모습으로 나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또한 이현민의 딸에게 왜 귀신이 보이는 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결국 깜짝효과를 위한 귀신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뭡니까, 이게. 신현준 나빠요]
복안 전문가 이현민역을 맡은 신현준.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예전부터 신현준이 출연한 영화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감정을 호소하는 부분에서 턱없이 힘이 부족합니다. 특히 [페이스]는 공포영화이기에 공포감을 잘 표현해야 관객들에게도 그 공포가 전이되는데, 힘이 부족해 관객으로선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아역이 놀라는 장면에서 더 무서웠습니다.[...]
물론 그런 장면을 제외하고도 모든 연기가 국어책 읽는 것처럼 평이하기 때문에 전혀 감정이입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은행나무침대]의 [황장군]처럼 귀신을 노려보는 역할이라도 맡았다면 딱이었을 겁니다.
종합적으로 소재나 시도는 좋았으나 신인감독의 과한 욕심으로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된 [페이스]. 차라리 복안에 대한 전문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면 더 좋을텐데 아쉽습니다.
[추신] 사실 저는 포스터만 보고 송윤아가 귀신인지 알았습니다. 포스터부터 스포일러라니 거참.
멸치
uncanni
은신초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별 무섭지도 않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걸 왜 보고 있나...'
44 Magnum
신현준은 왠지 마음에 안듣니다.
朔夜
개인적으로는 꽤 좋아하는 배우입니다만 솔직히 감정연기는 별로예요.
....퇴마록의 악몽이..(털썩)
thering
uncanni님|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지금의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가 있기까지 블로그코리아의 힘이 컸는데 이 기회를 통해 평소에 못했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은신초님| 소재나 좋았으나 결국적으로 과욕으로 망친 아쉬운 작품입니다. 해외에서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하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가져봅니다만, 해외에선 올드보이나 장화, 홍련같이 잘된 작품만 가져가니 오히려 원작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불안합니다.@_@
44 Magnum님| 사실 포스터는 잘 만들었습니다만 스포일러적인 요소가 다분하고 포스터만 잘 만들어서 문제죠.
朔夜님| 뜨아... 악몽의 괴작 [퇴마록] 두둥~! 작가 이우혁님을 포함해서 모든 퇴마록팬들을 경악하게 한 작품이죠. 전 이거 보고 너무 분해서 잠을 설쳤습니다.ㅜ.ㅡ
나이쿤=nykkun
"전방에 하늘소....하늘소..... 당소.." -_-;;;
(전방과 당소란 말은 무선통신에서 사용하는 음어로 통신기기는 어떤것이든 도청이 가능하다하여 아군끼리만 해석할수있는 단어입니다. 전방은 무선을 받는측을 가리키는것이고 당소는 무선을 보내는 측을 말합니다. =통신병출신 예비역 나이쿤..-_-)
킬빌
쿠마
thering
킬빌님| 착신아리 포스터라면 그 호리에 유이닮은 여자가 서있는 거죠? 그게 정말 무뇌아스러운 짓의 결과입니다. 홍보사에서 네티즌이 뽑은 가장 무서웠던 장면으로 뽑힌 장면을 포스터로 뽑은 건데. 그 네티즌이란 영화를 이미 본 사람 아닙니까?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의 차이가 확연한데, 안 본 사람도 덩달아 무서워 할 줄 알았나 봅니다.
쿠마님| 현암도 안타까웠지만 준후도 참 아쉬웠습니다. 국민배우 안성기씨의 박신부는 역시 괜찮았죠.^^[추상미씨는 화장의 핀트가 좀 안 맞아서...]
류~
thering
그런데 웃긴 점이 우리나라 최고의 복안전문가라면서 다 만들나서야 그게 누군지 안다는 건 정말 우습지도 않는 일. 뭡니까 이게. 고증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