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 오자와 카오루

수상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 6점
오자와 카오루 지음/미우(대원씨아이)

10여 년 전에 흉가체험 카페에서가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흉가 체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단순히 저도 흥미 위주로 갔었는데요. 처음 갔던 모임에서 사람들이 흉가는 안 가고, 고기 구워먹고 술 마시는데 열중했지만, -커뮤니티는 사람들의 교류가 중요하지- 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놀고 있었지요.

그런데 새벽쯤까지 생존한 사람들이 술 마시다가 갑자기 폭력을 난무하며 싸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싸우는 사람 셋 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싸워서 동 틀 때까지 몇 시간이나 주변 사람들이 말렸지요. 새삼 유령 보러갔다가 유령보다 더 무서운, 취한 사람을 보고 온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흉가체험 까페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뭐든 몇몇 소수가 문제겠지요.)

오자와 카오루의 첫 단행본 수상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는 제목 그대로 일본의 다양한 장소들을 취재한 에세이 만화입니다. 얼핏 보면 흔한 여행기라고도 생각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의 묘미는 소개된 장소들은 하나 같이 범상치 않은, 흉가체험은 우스울 정도로 상상도 못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폭풍 수행, B급 공포 체험관, 엽기 음식, 폐허 탐험, 죽음의 숲, 악령 퇴치, 러브 돌, 백물어 체험 등등. 일본 내에서도 B급 문화의 정수만 모아서 체험한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작가와 그 친구들이 겪는 컬쳐쇼크가 작품의 주된 개그 요소인데, 이런 개그 요소도 볼만하지만, 아무래도 소재 자체가 주는 특이함 때문에 개그가 묻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밥집으로 치면 생선 자체가 좋아서 달인의 솜씨가 묻히는 가게랄까요? 개그가 되지 않을 소재도 자연스럽게 개그 요소로 표현하는 작가의 연출이 좋습니다. 아쉬운 점은 연재되는 잡지의 분량 때문에 소개되는 장소들을 디테일하게 알려주진 못하는 점이네요..

제가 가장 흥미있게 본 편은 죽음의 숲 체험이었는데요, 자살자가 많은 숲을 단순히 흥미 위주로 보는 게 아니라, 삶을 돌아보고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인상 깊었습니다.

특이한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께 꼭 추천하고요, 비위가 약하신 분들에겐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p.s
작가의 이후 단행본 역시 에세이 장르의 만화들인데요, 아쉽게도 이런 B급 문화를 다루는게 아니라 연애나 섹스에 관련된 에세이입니다. 다루는 내용들을 잠깐 살펴보면..

노출계 유부녀 만화가의 실태
前아이돌 감독 AV 촬영 현장에 잠입
오자와 카오루의 아픈 연애 경험
잘 나가는 호스티스의 테크닉을 훔쳐라!

음, 어서 오자와 카오루의 후속작들도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색서점에 어서오세요도 출간됐는데, 이거라고 안 될려나요.ㅎㅎ

  1. ㅇㅇㅇ

    잼있긴 잼있었음
  2. ㅇㅇㅇ

    잼없긴 잼없었음